주파수 경매 방식이 결정된 가운데 통신요금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이동통신3사가 각자 유리한 방안을 관철시키기 위한 ‘머니게임’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높은 낙찰가가 통신비에 전가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8일 LTE 주파수 할당방안으로 두 가지 안을 동시에 경매에 내놓고 입찰총액이 높은 안을 선택하는 4안을 최종 확정, 공고했다. 해당 안은 1.8GHz KT 인접대역(D블록)을 배제한 1안(밴드플랜1)과 이를 할당한 3안(밴드플랜2)을 동시에 내놓는 방식이다.
두 개의 밴드플랜 중 높은 금액을 써내는 쪽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경매가 과열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연합군은 KT의 LTE 광대역 서비스를 막기 위해 밴드플랜1에, KT는 D블록 할당이 포함된 밴드플랜2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부는 경매가 과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름입찰과 밀봉입찰이 결합된 경매방식을 채택했다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이 방식은 50라운드까지 오름입찰을 진행한 후, 경매가 끝나지 않을 경우 51라운드부터는 밀봉입찰을 통해 한 번에 결정하는 식이다.
■국회-소비자, 경매비용 통신요금 전가 우려
그동안 주파수 할당에 경매제가 도입된 후 낙찰금의 요금 전가 문제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 2011년 주파수 경매 당시에도 낙찰가가 1조원에 육박하면서 ‘승자의 저주’로 인한 통신요금 상승 우려가 제기됐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열린 공개토론회에서 “주파수 경매가가 너무 높게 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통신사가 한 해 쏟아 붓는 마케팅 비용을 고려하면, 경매비용을 통신요금에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할당안이 어느 사업자의 유리하냐, 불리하냐는 소비자에게 중요치 않다”며 “낙찰 금액은 방송통신 연구개발(R&D) 외에도 소비자 피해 규제나 취약계층 지원 등에도 사용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국회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온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민주통합당)은 “미래부가 과도한 주파수 경매대금을 산정하거나 치열한 경매를 유도할 경우 통신요금 안정성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부담이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같은 당 최민희 의원 역시 “주파수 경매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승자의 저주’로 이용자의 요금 부담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학계 “낙찰금, 통신요금 전가 가능성 낮아”
다만 학계에서는 낙찰금이 통신요금에 전가되지는 않는다는 의견을 내놨다. 경매 당시의 낙찰금과 통신요금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최용제 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경제학자 입장에서는 주파수 경매가가 요금에 전가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낙찰금이라고 하는 것은 (통신사가) 이미 과거에 지불한 금액이고, 요금을 결정할 때는 현 시점에서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결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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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해 3G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주파수 낙찰금액이 큰 나라와 작은 나라의 통신요금 격차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까지 낙찰금이 통신요금 상승을 이끈다고 볼 요인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용규 한양대 교수 역시 방송통신3학회 공동세미나에서 “경매제를 통해 적정 주파수를 확보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통화량을 감당하기 위한 다른 투자를 줄일 수 있다”며 “낙찰금이 높다고 해서 요금이 꼭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