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통한 중국의 감시활동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으나 미국과는 달리 강경한 입장을 취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화웨이에 대한 두 나라의 온도차가 있는 것이다.
6일(현지시간) 씨넷은 영국 의회가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의 장비를 통한 스파이 활동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의회가 낸 27 페이지 짜리 보고서에 따르면 이 나라의 핵심 기간시설에 화웨이의 장비가 널리 퍼져있다는 점에서 잠재적인 감시활동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미국이 화웨이를 상대로 공격적인 조사를 실시하는 것과 달리 영국은 만약 정보유출 사실이 일어날 경우 이에 대한 보상을 요청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시민들의 안전과 보안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의무는 재정적인 문제에 대한 우려나 적당한 프로토콜이 부족해서는 안 된다며 절차상, 책임상 불확실성과 국가적 보안 이슈가 위험에 처해있기 때문에 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서 나오고 있는 우려는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인터넷 환경에 대한 도감청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수년 전에 중국 인민해방군의 시민 엔지니어로 활동해 온 바 있다.
그러나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영국은 불확실성에 대해 명확하게 해달라는 식으로 비교적 완화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화웨이가 지난해 영국에 투자계획을 밝힌 영향이 크다. 지난해 9월에 런정페이 회장은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수상과 회담을 갖고 20억 달러를 영국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화웨이는 10억달러를 영국 내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나머지는 앞으로 5년 간 지원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700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 EU, 화웨이-ZTE 정조준…희생양은?2013.06.07
- 화웨이, 이란에 수출금지품목 판매 논란2013.06.07
- 화웨이, 보안취약점논란…獨해커에 SOS2013.06.07
- “화웨이 라우터, 해킹 너무 쉽다”2013.06.07
지난해 10월 미국 의회가 낸 보고서는 중국 화웨이와 ZTE 등이 국가 차원에서의 보안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정부가 두 회사를 통해 미국 내 산업과 개인들에 대한 감시활동을 수행해왔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영국에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간섭없이 빠르게 장비가 설치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빌 플러머 화웨이 해외업무 담당 부사장은 영국 의회의 보고서에 대해 보고서를 통해 제기된 우려가 사실에 기반해 균형을 맞췄다는 점에서 감사하다며 잠재적으로, 감지된, 이론적인 여러가지 참고사항들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