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이란에 수출금지품목 판매 논란

일반입력 :2012/12/31 18:10

손경호 기자

중국 화웨이의 협력사가 이란에 170만달러(약18억원)에 달하는 HP의 컴퓨터 장비를 수출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장비들은 국제법상 적성국가로 분류되는 이란에 수출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씨넷 등 외신은 최근 입수한 문서를 통해 화웨이가 홍콩 소재 협력사 스카이컴을 통해 지난 2010년 보안 상 수출금지 품목을 이란 이동통신회사 MCI에 판매했다는 내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화웨이 측은 자사나 스카이콤 역시 MCI에 HP 장비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외신은 MCI가 사용자 지불 시스템을 확장 하기위해 작성한 제안서 중 최소 13개 페이지에 '화웨이 기밀(Huawei confidential)'이라고 쓰여있으며, 화웨이 회사 로고가 표시됐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문서에는 HP가 제조한 1개 서버, 20개 디스크 어레이, 22개 스위치와 각종 소프트웨어(SW)들에 대한 가격 리스트가 담겨있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스카이컴을 통해 입찰 제안서가 제출된 것일 뿐이라고 공식발표했다. 화웨이측은 이란 사업과 관련해 국제연합(UN),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 정한 모든 실정법과 규정 등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준수사항은 화웨이가 엄격히 지키는 사항이며, 협력회사들 또한 이러한 준수사항을 지키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회사는 중국 내에 본사 건물을 같이 쓰고 있으며, 이란 테헤란 지역에도 같은 지사를 두고 있다. 두 회사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만큼 결국 화웨이가 이란에 HP의 장비를 판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이동통신회사 직원 중 하나는 스카이콤의 테헤란 지사 직원들 모두가 화웨이 로고가 박힌 배지를 달고 다녔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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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회사들이 이란에 미국산 컴퓨터 장비 판매하고 있다는 정황은 지난 10월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HPSCI)가 공개한 52페이지 짜리 보고서에서도 확인됐다. 보고서는 화웨이와 ZTE가 수출이 금지된 시스코 등 미국 기반 회사의 컴퓨터 장비를 이란 이동통신회사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시스코는 ZTE에 장비 판매계약을 해지했다.

HPSCI는 보고서를 통해 화웨이와 ZTE의 장비는 신뢰할 수 없다며 미국과 우리의 시스템에 보안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