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살인범으로 몰린 택시기사 친구글 일파만파

사회입력 :2013/06/05 19:52

온라인이슈팀 기자

대구 여대생 살해사건 최초 용의자로 체포됐던 택시기사의 친구가 올린 인터넷 글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이 당시 용의자에 불과했던 택시기사에게 장시간 수갑을 채우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5일 인터넷 커뮤니티 SLR클럽에는 ‘대구 여대생 살해사건 택시기사 친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이 글에서 “친구(택시기사)는 올리지 말라고 했지만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하고 너무 화가 나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새벽 대구 중구 삼덕동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 도중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구 여대생 남모씨㉒를 죽인 유력한 용의자로 택시기사 B씨를 지난달 31일 긴급체포했으나 조사결과 혐의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곧 석방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체포된 뒤 연행되는 과정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A씨는 “친구가 경찰차를 타고 가는데 형사들이 가는 도중에 친구한테 욕을 하고 때리려는 시늉까지 했다더라”며 “또 경찰서에 끌려가 조사 받는 5시간 동안 수갑을 차고 있었고 그 사이 그 친구 집은 압수수색이 들어가고 집은 쑥대밭이 됐다”고 했다.

진짜 살해 피의자가 잡히고 나서도 경찰의 어처구니 없는 태도는 계속됐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는 “풀려난뒤 경찰에서 압수물품을 가지고 가라고 전화가 왔는데 가보니 선글라스, 신발, 옷 등은 분실돼 사라졌다”며 “친구 마음과 집안을 박살 내놓은 형사들은 친구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관련기사

A씨는 또 “친구는 자신에 태운 여대생에 미안함과 알수없는 죄책감에 5일 동안 잠도 안자고 밥도 안먹고 있었다”며 택시기사가 신고를 하지 않아 일이 커졌다는 일부 비난에 대해서 반박했다. “그놈(범인)이 애인행새를 하며 여자(죽은 여대생)이름을 부르며 괜찮냐고 흔들어 깨웠고, 여대생도 술에 취해 그놈한테 기대더라는데그 상황에서 누가 의심을 하냐”는 것이 반박의 요지다.

현재 이 글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해당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려라”, “사실인가요..? 분노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친구분 피해보상금이라도 좀 받았으면 좋겠네요”, “사안 자체가 전국적이다 보니경찰관들이 특진에 눈이 멀어 그런 것 같다”,“기자들한테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려 기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국가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등의 의견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