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주재 한국대사관이 탈북 청소년 9명의 '긴급구조요청(SOS)'을 4번이나 묵살해 논란이 일자 무능한 정부를 비판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한국행을 원했던 탈북 청소년 9명이 최근 라오스에서 추방, 중국을 거쳐 강제 북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문화일보는 북송사태 관련자와 정치권 인사 발언을 인용해 라오스 주재 한국대사관이 18일동안 최소 4차례 이상 긴급구조요청을 무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 인권단체들도 지난 29일 서울 외교부 청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외교 당국이 이 사건에 안이하게 대응했다고 비판했다. 이후 정부가 "라오스 정부가 면담요청을 거절했다"는 해명도 거짓이라는 지적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은 오는 31일쯤 한국주재 라오스대사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 목사가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되기 전 보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자 '탈북자 신분을 밝히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신분을 밝힌 뒤 라오스 경찰은 이들을 바로 체포했다.
그후 라오스 이민국에 억류돼 있던 탈북자들의 도움을 요청받은 한국대사관 쪽에서는 도청 가능성이 있으니 전화를 하지 말라며 기다리라고만 했다. 그사이 북한 당국 조사관 2명이 찾아와 탈북 이유를 물었고, 이들이 답을 듣고나서 탈북자들은 강제 북송됐다.
대사관에 도움을 청한 탈북자가 결국 강제북송됐다는 소식에 누리꾼들도 공분하고 있다.
외교부 게시판에 한 누리꾼은 "피같은 세금 받으면서 외교관들이 하는 일이 뭔가"라며 "이번 일로 라오스대사관 직원들 모두 교체하길 바란다"는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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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리꾼도 "외교부장관과 라오스대사관 대사 그리고 관련직원을 형사처벌하라"며 "외교부는 외국에서 폼잡고 있으라고, 외국서 활동하는국민이나 교포를 본체만체하라고 존재시키는 게 아니다"고 항의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사건은 단순 탈북자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외교력이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낸다"며 "대사관이 탈북자를 도와야 할 상황인데 되려 이번엔 북에 도움을 준 꼴이니 이렇게 한심할 수 있는지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