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4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지난해 10월 말 글로벌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지각 출시다. 해외 시장에서 열광적인 반응과 오랜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넥서스4가 국내 시장에 던지는 파장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글코리아는 30일부터 구글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넥서스4 판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제품 가격은 8GB 제품이 39만9천원(부가세 및 배송료 포함), 16GB가 45만9천원이다.
넥서스4는 LG전자가 구글과 합작해 내놓은 안드로이드 4.2 젤리빈 운영체제(OS) 레퍼런스폰이다. 뛰어난 성능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 판매를 시작되자마자 품절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도 당초 50~60만원대 출시가 예상됐던 것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출시가 결정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단말기 자급제 실시 이후 고사양 스마트폰이 출시된 적이 없는 만큼 넥서스4 출시가 이동전화 시장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넥서스4 국내 출시 이후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출시가 7개월이나 늦어지면서 대기수요가 크게 줄어든데다 최근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비해 낮은 사양, LTE 미지원 등이 치명적 한계로 지적됐다. 최근 제조사들의 출고가 인하 분위기에 단말기 가격이 전반적으로 저렴해지고 있는데다 국내 단말기 유통 구조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자급제폰의 운신의 폭이 좁다는 문제도 작용했다.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대부분 프리미엄 제품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데 비해 넥서스4 같은 경우 제품 세그먼트 자체가 다르다”면서 “단말기 가격이 전반적으로 많이 하락하고 넥서스4보다 좋은 사양의 제품들이 시장에 많이 출시된 상태에서 사양이나 가격적인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는 제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도 “LTE 가입자수가 3G 가입자를 넘어서는 등 이미 이동통신 시장이 LTE 위주로 흘러가고 있는 시점에서 3G 네트워크만을 지원하는 넥서스4는 대세에서 어긋난다”면서 “3G에서 3G로 기기변경을 고려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전체적인 시장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 출시 초기만 해도 시장에서도 기대감이 있었지만 출시가 계속 미뤄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멀어진 상태다. 넥서스4 출시 이후 국내 휴대폰 커뮤니티에는 “그냥 국내에서 땡처리하는 기분”, “이제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제서야 국내에 출시하는 것은 썩 유쾌하지는 않다”, “가격도 비싸고 LTE도 아니고 메리트가 없다”, “자급제 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싼 가격이 아니지만 시기가 너무 늦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국내에서 외산 스마트폰들이 맥을 못추고 시장에서 철수했던 전례도 부담이다. 넥서스4 역시 LG전자가 생산하기는 했지만 글로벌 표준에 맞춰 순정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제품으로 국내 시장에 맞춰 추가 구현되는 기능이 전혀 없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외산폰이 실패했던 이유는 국내 스마트폰과 비교해 스펙이나 디자인, AS, 사용환경 등 모든 면에서 높아진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까닭”이라고 말했다. “넥서스4는 이같은 실패 사이클과는 상황이 다르지만 상징적인 외에 큰 반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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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국내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등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출시 시기가 늦어진 것 자체가 국내 휴대폰 유통구조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출시 지연이 국내 제조사들이 넥서스4를 껄끄러운 제품으로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넥서스4 출시까지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수많은 변수가 존재했고 실제 출시가 주요 제조사들의 전략 제품 출시가 이뤄진 5월 말에서야 이뤄졌다는 점이 이같은 문제를 반증하고 있다”면서 “넥서스4의 출시가 1년 가까이 지나 단종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출시는 일종의 ‘떨이’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