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각국 통신사들이 타이젠 기반 스마트폰 출시가 임박했다고 거듭 밝혔다. 사업자를 위한 '타이젠 앱스토어' 공식사이트를 열고 다음달부터 앱개발자 대회를 열겠다며 플랫폼 생태계 참여를 독려했다.
최종덕 삼성전자 부사장 겸 타이젠 기술운영그룹(TSG) 공동의장은 23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타이젠개발자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타이젠 기반 제품이 곧 나올 것이라 밝혔다.
이날 함께 참석한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의 로이 스기무라 글로벌마케팅담당 디렉터도 최초의 타이젠 기반 스마트폰을 '올하반기'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의 프레데릭 두팔 디바이스테크니컬 디렉터도 여름 끝무렵을 가리키는 '신학기 기간'에 맞춰 타이젠폰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외신들은 지난 17일 소스코드와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 형태로 공개된 타이젠2.1이 출시를 앞둔 단말기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 개발진에 따르면 타이젠2.1이 현존하는 가장 안정화된 플랫폼이라는 평가다. 타이젠연합은 타이젠3.0 버전도 이미 준비중이지만 이는 내년 출시할 단말기에 탑재된다. 그 초기 소스코드는 공개돼 있다.
마크 스카프니스 인텔 시스템엔지니어링 디렉터는 타이젠2.1 버전에 대해 제품에 탑재할 준비가 됐다며 (개발자들이) 각자 그에 알맞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내놓을 준비도 됐다고 자평했다. 인텔은 삼성과 함께 타이젠연합을 이끄는 주요 회원사다.
타이젠은 삼성과 인텔이 힘쏟는 오픈소스 스마트폰 운영체제(OS)다. 인텔은 리모와 미고의 장점을 모아 담았고 삼성은 과거 자체 플랫폼이었던 '바다'의 생태계를 계승하기로 했다. 상용화 전부터 구글 안드로이드 파트너중 삼성이란 거물이 주도해 관심을 모았다.
타이젠연합과 파트너 업체들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여러 OS 지원을 고려하는 개발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중이다. 초기엔 차세대 웹표준이라 불리는 HTML5 기술로만 앱을 만들 수 있었다. 타이젠2 버전부터는 게임처럼 기기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하는 앱 구동환경을 고려해 '네이티브코드' 개발방식도 지원한다.
하지만 업계는 타이젠 생태계에 발을 들일 개발자들이 네이티브코드 앱까지 만들 가능성에 회의적인 모습이다. 선호되는 기술은 여전히 웹이나 다른 모바일기기에서도 호환시킬 여지가 있는 HTML5기반 앱이다.
그리고 개발자들 입장에선 앞서 상용화된 iOS나 안드로이드 등 다른 모바일앱을 만들어 일찌감치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 기회가 있는데, 굳이 타이젠에서 돌아가는 HTML5 기반 앱을 만들어야 할 이유도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타이젠 앱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대해 오렌지의 두팔 디렉터는 이렇게 답한다. 그에 따르면 오렌지는 이전부터 블랙베리10 플랫폼을 고려해 HTML5기반 앱을 만들어왔는데 이를 타이젠 환경에서 돌아가게 만드는 건 몇시간이면 가능하다. 개발업체가 HTML5 중심으로 앱을 만들면 지원 가능한 단말기 범주를 쉽게 확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발자들이 타이젠용 HTML5 앱을 만들어야 할 이유로 다른 건 없을까. 타이젠이 다른 웹기술 지원 OS보다 뛰어난 HTML5구동성능을 보인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두팔 디렉터는 타이젠2.1 내장브라우저가 HTML5테스트 사이트 측정결과 500점만점에 492점으로 경쟁 플랫폼 브라우저를 제치고 1등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HTML5 기반 앱개발 기술은 개발자들에게 또다른 가능성도 제시한다. 단지 모바일영역에서 쓰이는 앱뿐아니라 PC, 스마트TV, 자동차, 게임콘솔,전자책, 카메라, 음악재생기기, 스마트워치, 구글안경 등 브라우저를 갖춘 온갖 장치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구상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인텔이 타이젠 개발 초기부터 차량용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용 프로젝트를 병행해온 만큼 이 OS는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넘어서는 여러 범주의 환경을 고려해 설계됐다고 볼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 웹은 여러 선택가능한 플랫폼중 하나가 아니라 여러 장치를 아우를 유일한 기술로 추앙된다.
■삼성-인텔, 타이젠 앱 개발자 확보 총력
당장 타이젠 플랫폼 생태계에 확보된 개발자 규모는 불충분하다. 상용화를 앞둔 신규 플랫폼은 우선적으로 많은 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좋은 상황은 아니다. 잘 비축된 앱의 규모가 소비자들을 향한 타이젠의 성공열쇠가 될 수 있다.
이날 컨퍼런스 진행중 개발자들이 타이젠용 앱을 올리고 등록 후 거래할 수 있는 공식사이트가 열렸다. 인텔의 스카프니스 디렉터는 타이젠 파트너들이 몇몇 업계 선두권의 앱개발자들과 함께 기존에 다른 플랫폼에서 성공한 앱을 타이젠에 이식했다고 밝혔다.
스카프니스 디렉터는 새 단말기를 샀을 때 거기엔 으레 있어야 된다싶은 특정 앱들이 뭔지 알고 있다면서도 페이스북, 트위터, 앵그리버드 등 실제로 어떤 앱이 타이젠용으로 만들어졌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관련기사
- 삼성 출시대기 타이젠폰 스펙2013.05.24
- 인프라웨어 "타이젠 기회찾는 앱개발사 돕겠다"2013.05.24
- 타이젠2.1 공개…상용 단말기 아직2013.05.24
- 하복 프로젝트 아나키, 타이젠도 무료 지원2013.05.24
인텔은 대신 다양한 모바일앱 개발툴 관련업체들과 접촉해 앱개발자를 지원하는 기술을 풍부하게 갖췄다고 강조했다. 앱셀러레이터, 센차, '폰갭'으로 알려진 아파치 코르도바 프로젝트 등과 하복, 게임샐러드, 유니티, 요요게임스같은 업체의 게임엔진 등이다.
타이젠연합은 곧 타이젠앱개발자대회 '타이젠앱챌린지'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다음달 3일부터 접수를 시작하는 대회는 총상금 400만달러를 내걸고 개발자들이 새로운 것이든 다른 플랫폼에 내놨던 것이든 타이젠용 앱을 만들어 보이면 이를 심사해 시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