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ARM이 전환기를 맞아 모바일을 넘어서 다양한 비모바일 산업군에서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겠다는 뜻을 밝혔다. 저로열티로 시장을 확대하는 ‘박리다매’ 사업 철학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사업분야로 아키텍쳐를 확산시킨다는 복안이다.
사이먼 시거스 ARM 사장 겸 차기 최고경영자(CEO)가 23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향후 계획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오는 7월부터 지난 12년 간 ARM을 이끌었던 워렌 이스트 현 최고경영자(CEO)에 뒤를 이어 CEO 자리에 오른다.
사이먼 시거스 사장은 “창사 이래 20년간 큰 성공을 거뒀지만 앞으로 더 큰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고성능 저전력 프로세서가 주는 혜택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 마이크로컨트롤러, 스마트폰, 네트워킹, 데이터센터의 클라우드 서비스 등 비모바일 분야 사업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ARM은 이미 파트너사들과 모바일 시장을 넘어 저전력 서버와 네트워킹 장비쪽으로 기술 범위를 확장시키고 있다. 또 자동차, 산업자동화, 의료기기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브레이킹시스템(ABS), 지능형 조명, 스마트 세탁기 등에 ARM 기반 임베디드 프로세서를 공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칩의 개수는 지난해 기준 270억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ARM의 시장점유율은 30%다. 다른 시장 분야나 모바일 시장 자체에서도 성장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는 판단의 근거다.
시장을 확대하면서도 저로열티를 기반으로 ARM 기반 프로세서의 출하량에 방점을 두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은 그대로 유지한다. ‘작은 조직’의 철학도 유지한다.
시거스는 “항상 로열티가 너무 낮은게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면서 “우리는 낮은 로열티로 많은 고객사가 다양한 최종 제품에 이를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RM 기술이 비싸서 사용할 수 없다는 생각을 전혀 원하지 않으며 다른 기업의 매출을 우리가 더 가져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독특한 접근법이 지금의 ARM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ARM은 지난해 9억1천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10억달러 매출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체 반도체 산업이 연간 3천억달러 규모인 것을 고려할 때 9억달러 매출은 매우 작은 편이다. 물론 전체 직원수가 2천5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ARM은 조직을 효율적으로 유지하면서 빠른 대응을 원하는 고객사들에게 유기적인 대응체계를 갖추는 식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빠른 대응을 원하는 고객사들에게도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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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ARM의 2천500여명 직원 중에서 영국에서 고용한 인력은 40%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다양한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이 시차를 두고 일하며 실시간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고 각 지사들이 세계 여러 곳에 있는 R&D 센터와 연결점 역할을 수행하면서 고객사들과 커뮤니케이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먼 시거스는 1991년 ARM에 입사해 설립 초기 다양한 CPU 제품 개발에 참여했으며 ARM7과 ARM9 제품군의 개발을 주도하면서 임베디드 CPU 아키텍처 분야에서 많은 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05년 1월 ARM 이사회에 합류했으며 지난해 1월 ARM 영국 본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3월에 차기 CEO로 내정됐으며 공식 취임은 오는 7월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