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사이버아이언돔? '보안예산 우선'

일반입력 :2013/05/15 08:32    수정: 2013/05/15 15:27

손경호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에서 한국형 '사이버아이언돔(가칭)'을 포함한 사이버안보 종합대책을 이달 말까지 내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윤곽이 잡혀있지 않고 개념 정도로만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보다는 각 부처에서 보안 예산 늘리기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5일 미래부 및 정보보호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이버아이언돔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돔'에서 따온 개념이다. 지난해 11월 이스라엘은 이 체제를 통해 하마스 등 가자 지구 무장 조직의 로켓 발사를 90% 이상 막아냈다. 당시 사이버 공격도 막아내 화제가 됐다. 해커그룹 어나니머스 등으로부터 4천400만 건이 넘는 사이버 공격을 받았는데 100%에 가까운 방어율을 보였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이스라엘처럼 높은 수준의 사이버 보안 체제를 갖추겠다는 것이 사이버아이언돔 구상의 핵심이다. 그러나 처음 논의가 나온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미래부 관계자는 최대한 이달 말까지 사이버안보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사이버아이언돔의 경우 논의가 세부적으로까지 진척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보보안 관련 국책연구개발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한국전파통신진흥원(KCA)의 노병규 정보보호 담당 프로젝트 매니저(PM)는 이스라엘에서도 어떤 식으로 공격을 막았는지에 대해 상세히 알려진 내용이 없다며 (사이버아이언돔에 대한) 연구개발 단계로까지 진척되지 못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해당 내용이 아직 개념정립 수준에 그치고 있어 정보보안업계에서는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조규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장은 미래부와 정책적인 부분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지만 사이버아이언돔의 경우는 북한 등 외부에서 오는 모든 인터넷 경로를 막을 수 있는 것인지, 인터넷 상에 아군과 적군은 어떻게 구분해낼 것인지 등에 관한 충분한 가이드 라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보다는 당장 달성가능하고 시급한 부처별 보안 예산을 늘리는 일이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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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관계자는 사이버아이언돔은 미사일 방어 체제에 비유하면 패트리어트 미사일도 만들고, 지휘통제실에서 아군 병력을 양성해야 하는 등의 내용을 담겨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아직 사이버종합대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 지에 대해서는 더 두고봐야한다. 그러나 알맹이 없이 사이버아이언돔이 추진될 경우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