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꼼짝마...한국형 거짓말탐지기

디지털 융합기술로 범죄 증거 찾는다

일반입력 :2013/05/08 17:41    수정: 2013/05/08 18:15

김효정 기자

범죄 증거를 디지털 융합기술로 더 정확히 잡아내는 사업이 추진된다. 여기에는 열 영상 카메라와 안구운동 추적장비를 이용한 한국형 거짓말 탐지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성범죄 관련 사건사고가 넘쳐나고 있다. 친족 및 아동성폭행, 청소년이 저지르는 성범죄, 유명 연예인의 성추문, 고위 공직자 성접대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직접 증거를 쉽게 확보하지 못하는 성범죄 특성상 거짓말 탐지기의 역할이 중요할 때가 많다. 기존 거짓말 탐지기는 훈련을 통해 의도적으로 결과를 조종할 수도 있다는 한계점이 지적돼 왔다. 그렇기 때문에 거짓말 탐지기 결과는 직접 증거로 채택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나 거짓말 탐지기의 정확성이 향상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첨단 디지털 융합기술로 그 정확성을 높인다면 범죄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8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머지 않아 거짓말 탐지기의 정확성이 향상되고, 식별이 어려운 블랙박스 영상도 선명하게 복구되며 은닉한 정보시스템도 손쉽게 탐지할 수 있게 된다.

미래부는 국민 복지·안전 수요해결형 연구개발 사업(공공복지안전연구사업)의 '디지털 기반 첨단 과학수사 요소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 위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을 2~3년 내로 개발하고 범죄수사 현장에 직접 활용할 방침이다.

디지털기술과 심리학을 융합한 위 연구과제의 주요 연구 내용으로는 ▲한국형 거짓말 탐지기술 개발 ▲블랙박스 영상 복원 기술 개발 ▲정보통신시스템 탐지기술 개발 등이 있다.

■거짓말 탐지기, 블랙박스 영상 복원, IT시스템 탐지기술

한국형 거짓말 탐지기술 개발은 심리학 분야의 중앙대 이장한 교수팀과 대검찰청이 공동으로 수행하는데 현재의 거짓말 탐지기(폴리그래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열 영상 카메라와 안구운동 추적 장비를 이용해 원격에서 거짓말을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사람의 진술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뇌물 및 성폭행 관련 범죄 수사에 널리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블랙박스 영상 복원 기술 개발은 컴퓨터 분야의 고려대 이희조 교수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공동으로 수행하는데 저해상도 블랙박스 영상을 선명하게 하거나 의도적으로 훼손한 블랙박스 영상을 복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향후, 야간이나 비오는 날에 발생한 교통사고의 시비를 가리고, 뺑소니 차량을 검거하는 등 다양한 사건·사고 해결에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통신시스템 탐지 기술 개발은 디지털 포렌식 분야의 고려대 이상진 교수팀과 대검찰청이 공동으로 수행하는데 일종의 '이중장부'라고 할 수 있는 범죄 목적의 데이터 기록을 의도적으로 은닉하는 경우 이를 탐지하여 증거 데이터를 채증하는 기술 개발이 목적이다.

향후, 공금횡령·비자금 조성 등 각종 기업 범죄수사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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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 연구책임자인 고려대학교 이상진 교수는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사건 해결에 기여할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목표한 기술을 적기에 개발해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수준을 높이고 국민의 안전한 삶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래부의 이근재 연구개발정책관은 사회문제 해결형 기술개발사업인 '공공복지안전연구사업'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국민복지와 안전을 위한 연구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