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미국)=정윤희 기자>섬을 짊어진 호수 속 물고기, 초원과 집을 자른 커다란 가위, 떨어지는 꽃병은 구했지만 깨져버린 팔…. 다소 기묘하지만 환상적인 작품들이 두 눈을 가득 채운다. 색색의 타이포그라피, 신체를 활용한 작품 등도 인상적이다.
말 그대로 ‘디자이너들의 축제’다. 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노키아 시어터에서 열린 ‘어도비 맥스’ 둘째 날 행사에서는 어도비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날 어도비시스템즈는 실제로 포토샵 등을 활용해 작품 활동 중인 폴라 쉐르, 필 핸슨, 에릭 요한슨, 롭 레가토 등 유명 디자이너 4명을 소개했다. 어도비의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실제로 작품으로 이어지는지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 폴라 쉐르는 타이포그라피를 주요 작품으로 하는 디자이너다. 그녀는 각종 타이포그라피로 꾸민 아트스쿨, 주차장, 지하철 등의 건물을 선보였다. 각각의 작품에 들어간 건물의 목적에 맞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예컨대 아트스쿨에는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한 ‘교육은 우리의 가능성을 꽃피운다’, 주차장에는 ‘우리 차를 어디에 주차했는지 기억하니?’ 등의 디자인 문구가 위치하는 식이다.
필 핸슨은 장애를 이겨낸 디자이너다. 그는 디자이너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수전증을 이겨내고, 오히려 이를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덜덜 떠는 손으로 그린 선들을 모아 이소룡의 모습을 그리거나, 굳이 손에 집착하지 않고 온몸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심지어 씹었던 음식을 뱉어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만들기도 했다.
에릭 요한슨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상황을 작품으로 표현한 사진작가다. 앞서 언급한 섬과 저택을 짊어진 물고기, 초원과 집을 자른 커다란 가위 등이 요한슨의 작품이다. 그는 카메라로 다양한 현실 장면들을 찍은 후 포토샵으로 이를 재창조한다.
요한슨은 “나는 포토샵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은 적이 없다”며 “포토샵은 당신의 상상을 반영하는 도구일 뿐, 결국 우리의 상상력에 한계를 정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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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레가토는 오스카상을 수상한 유명한 시각효과 감독이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아폴로13, 타이타닉 등이 있다. 그는 이러한 영화들의 장면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하며 자신의 작품활동을 참관객들과 공유했다.
데이비드 와드와니 어도비 디지털미디어부문 총괄 부사장은 “어도비는 끊임없이 크리에이티브 보이스를 듣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얼마나 창의적이고 유니크한 작품을 만들어 내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