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동결에도 징수액은 9배 증가”

일반입력 :2013/05/02 12:52    수정: 2013/05/03 20:07

전하나 기자

KBS 수신료 인상 논의가 다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1981년 이후 TV수신료는 동결됐지만, 실제 징수액은 9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광고수입도 15배 이상 증가했다.

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재천 의원(민주통합당)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981년 KBS가 징수한 수신료는 632억7천7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징수한 수신료는 5천851억4천700만원으로 925%나 증가했다. 광고수입도 395억5천500만원(1981년)에서 6천235억8천300만원(2012년)으로 1576%나 급증했다.

이에 대해 최재천 의원은 “KBS는 1981년 대비 1인당 국민소득은 980% 증가했고 신문구독료는 2천500원에서 1만 5천원으로 600% 인상됐으나 TV수신료는 2천500원으로 33년간 동결됐다고 주장해왔다”며 “그러나 총 징수액을 따진다면 KBS 수신료는 국민소득 증가율에 맞먹는 수준으로 늘어났고 광고수입 증가율은 국민소득 증가율을 훨씬 상회한다”고 지적했다.

KBS가 수신료 징수를 대행하는 한국전력에 지급하는 ‘수신료 위탁 수수료율’도 전체 징수금액의 6%를 넘어섰다. 이 비용은 KBS가 EBS에 제공하는 수신료 배분율 3%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EBS에 대한 수신료 배분율은 2002년 136억6천만원에서 지난해 163억6천500만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최 의원은 “2009년과 2011년 국정감사에서도 한전의 위탁수수료 과다 문제가 지적된 바 있었고 이에 대해 방통위와 KBS는 위탁수수료를 재산정하겠다고 답변해놓고도 한전 위탁수수료율을 계속 높이는 행태를 보여 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KBS수신료 징수액과 광고수입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KBS는 수신료가 동결된 점만 강조하고 있다”면서 “KBS가 공익적 책무를 다했는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재정적 측면에서 과연 KBS 수신료 인상이 타당한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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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KBS 측은 “이미 TV 수신료의 한전 위탁 수수료 문제는 국회의 지적을 전격 수용해 올해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면서 “1994년 수신료 징수를 한전에 위탁하면서부터 전체적인 수신료 수입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그나마 이같은 조치에 힘입어 고품격 프로그램 제작 등을 해올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2012년 수신료 수입이 1981년 대비 9배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최의원의 주장이 당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TV 수신료가 현재의 2천500원으로 고착된 시점은 엄밀히 말해 1981년이 아니라 흑백 TV에 대한 수신료를 면제하기 시작한 1984년부터로 볼 수 있고, 1980년대에 수신료 거부운동으로 징수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KBS가 현 수신료를 보장받은 것은 수신료가 전기료에 병합고지된 1995년부터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