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인 빌게이츠와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 등 세계적인 IT기업인들의 방한이 잇따르고 있다. 그리고 이번 방한을 계기로 ‘창조경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에서는 창조경제를 새로운 국가성장 동력으로 규정하고 실현방안 마련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창조경제에 대한 높은 관심에 비해 그 실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왜 그럴까? 필자는 ‘창조’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전적 의미에서 창조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처음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 사전적 의미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니, 기존 것을 융합하거나 새로운 것과 기존 것을 결합하는 행위도 창조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즉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창조를 통해서만 창조경제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개념이 창조경제이며, 이를 실현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
기존 시장에서 파생되는 직군이나 부가 서비스,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벤치마킹 등을 새롭게 융합하거나 결합해서 새로운 것을 창출할 수 있다. 물론 창조적 활동의 장점인 역동성과 혁신성을 근간으로 미래지향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 경제정책의 핵심 축도 변화해 왔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 그에 맞는 비즈니스로 시장에 합류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회•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시대에는 정부가 중앙집권적 통제방식으로 경제성장을 주도했다. 이후 자본과 금융이 결합하고 대규모화 되는 기업이 생겨나면서 ‘정경유착’이 경제의 축으로 인식됐다. 산업화의 가속화로 원천기술이 중요해지자 이공계 양성이 핵심적인 경제성장 정책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산업화의 발달은 사회 각 구성원들의 다양한 욕구 분출로 이어졌고, 이를 잘 파악해 해결해주는 것이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됐다. 개인의 창조성이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자 경제 흐름도 틈새 아이템,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로 바뀐 것이다.
오늘날에는 인간중심의 서비스 마인드가 중요해지면서 산업기술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이 강조되고 있다. 인간 중심의 기술적 융합, 인간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부각된 것이다.
최근 창의와 창의를 이어주는 다양한 소셜 플랫폼 사업이 각광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 내면의 번뜩이는 창의와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비즈니스 산업이 형성, 발전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시작한 사업 모델이 소셜 플랫폼을 기반으로 패션이나 게임 등의 2차, 3차 서비스로 확장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앞으로는 소통을 위한 창의 활동이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요소가 되고 경제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차원이 아닌 서로 간의 소통을 원활히 도와주는 ‘큐레이션’의 역할이 더 강조된다. 공개된 정보를 모두 보여주기보다 흥미, 관심, 재미 등으로 선별하고 재조합해 제공할 때 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소셜 플랫폼의 이용층이 마이스페이스와 싸이월드에서 페이스북과 핀터레스트로 이동하거나 오픈마켓과 종합몰에서 나만의 스타일과 개성에 맞춰진 전문몰로 쇼핑 채널이 변화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흐름은 디지털 시대 경제정책의 핵심이자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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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젠틀맨’으로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가수 싸이의 경제적 가치가 주목 받고 있다. 세계인이 유튜브라는 채널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의 창조경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IT기업은 창의력을 활용해 아이템을 개발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 가야 한다. 이는 창조경제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 최근 벤처나 IT산업 중소기업 육성정책, 스타트업 등이 사회적으로 관심 받는 분위기는 반가운 일이다. 창조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 도입도 중요하지만, 그 중심에 서야 할 기업과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창의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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