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무선충전, IT기기 성능 경쟁의 신호탄

이재석입력 :2013/02/28 08:23

이재석
이재석

스마트폰을 비롯한 스마트 기기들은 현대인들의 필수품이다. 집, 회사는 물론 버스나 지하철, 길거리에서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스마트 기기가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일상생활의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 스마트 기기이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바로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충전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스마트 기기들의 기능이 다양해지고 사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배터리 소모도 많아졌다. 충전을 위해 별도로 충전기를 갖고 다니기도 불편하고 실내를 벗어나면 마음껏 충전할 장소를 쉽게 찾기도 힘든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선충전기 상용화는 스마트 기기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부터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앞다퉈 출시될 것으로 예고됐다.

현재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관련 제품들은 하드웨어적 측면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무선충전 시스템이 IT 시장에서 새로운 차별 요소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러한 흐름은 무선 충전기 대중화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이다.

현재 무선충전은 기술적인 문제로 충전기와 해당 기기의 거리가 가까워야 충전이 되는 자기유도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작동하는 자기공명 방식이 상용화되면 스마트 기기는 물론 가전기기, 조명 등 일상 속으로 급속히 확대될 것이다.

한 보고서는 전 세계 무선충전 시장이 앞으로 10년간 7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은 일상생활에서 많이 활용되는 스마트폰이나 스피커 등 생활밀착형 제품들의 무선충전 기능 탑재가 많겠지만, 앞으로 무선충전 시장의 미래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충전 시대의 모습은 와이파이 대중화가 가져 온 생활의 변화보다 더 큰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와이파이가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은 가정에서 유선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아닌 외부의 무선랜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 커피숍이나 백화점 등 무선 접속 장치가 설치된 공공 장소가 늘어나면서 같은 장소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동일한 무선망을 이용해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무선충전 시대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무선으로 충전하면서 무선망을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진화된 유비쿼터스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배터리 닳는 것을 걱정해 충전기나 무거운 배터리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각종 전자제품뿐 아니라 도로를 달리면서 자동차를 충전하는 등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다양한 생활 수단에 무선충전이 적용되는 미래가 올 수 있다.

편의성의 측면 외에도 에너지 공급의 한계를 벗어난 기능적인 업그레이드도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의 제품들이 배터리 충전을 통해 제한된 에너지를 공급받기 때문에 성능을 높이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면, 무선충전 방식은 전력 제한의 걱정 없이 고사양의 기능을 선보일 수 있다. 즉 무한충전이 배터리를 통한 제한적 에너지 공급이라는 기존 충전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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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서 무선충전 시장은 향후 IT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정 수준 이상 도달해 기능적으로 차별성을 갖지 못하는 전자제품들의 성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무리 다양한 기능과 뛰어난 성능을 갖는 전자 제품, IT 기기가 있어도 이를 가동시킬 수 있는 필요한 에너지(전력)를 공급받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그런 면에서 무선충전 기술의 상용화는 IT기기의 새로운 성능 경쟁의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IT 시장이 무선충전 기술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재석 IT컬럼니스트

이재석 대표는 포스텍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99년 5월부터 심플렉스인터넷을 이끌어오고 있다. 벤처 버블에서 살아남은 국내 IT벤처 1세대로서 IT시장의 변화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 분석 해보는 것이 취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