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4가 국내 시장에 데뷔하면서 초기 판매량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삼성전자의 고사양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만만찮은 걸림돌도 포진했다.
특히 전작인 갤럭시S3 때와는 국내 시장 상황이 다소 다르다. 갤럭시S3는 지난해 6월 25일 3G 모델을 시작으로 7월 9일 LTE 모델을 출시했다.
관건은 보조금이다. 일단 출고가는 갤럭시S4가 전작보다 10만원 가량 싸다. 갤럭시S4의 출고가는 89만9천800원이며, 갤럭시S3의 출고가는 3G 모델 90만4천원, LTE 모델은 99만4천400원이다.
■갤S3도 폭락했는데…좀 더 기다려?
출고가는 갤럭시S3가 더 비싸지만 출시 약 두 달 만에 엄청난 보조금이 투입돼 가격이 폭락했다. 이통3사의 영업정지를 부른 17만원 갤럭시S3가 등장한 것도 이 시기다. 과도한 보조금 경쟁으로 시장은 과열됐지만 갤럭시S3의 판매량만 놓고 따지면 호재였다.
반면, 갤럭시S4에는 이 같은 보조금이 실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달 청와대가 나서 과다 보조금 경쟁 제재 의지를 밝힌 데다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의 서슬이 시퍼렇다.
당장 이달 들어 갤럭시S4 출시를 앞두고 주말마다 스팟성 보조금이 투입되자 이경재 방통위원장이 직접 나섰다. 이 위원장은 24일 “보조금 경쟁 주도사업자를 선별해 가중 처벌함으로써 규제 실효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선 23일에는 방통위가 이통3사 대외협력 담당 임원들을 불러 보조금 경쟁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미 17만원짜리 갤럭시S3를 경험한 소비자들에게 갤럭시S4가 얼마만큼 어필할지는 미지수다. 아직까지 통신사들의 단말 할인액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신제품인 만큼 큰 폭의 보조금이 실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갤럭시S4는 얼마까지 떨어질까?”, “언제쯤 갤럭시S4에 보조금이 실릴까요?”, “좀 더 기다렸다가 올해 하반기 정도에 살 생각” 등의 기대와 전망이 난무한다.
■예약판매 분위기도 “글쎄”…소비자 선택지 다양화
이 같은 심리는 예약판매에서도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예약판매에 큰 보조금이 실리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얼리어답터를 제외한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다소간의 가격저항이 존재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2일~23일 홍대, 신촌 일대 휴대폰 대리점, 판매점을 둘러본 결과 “지난해 갤럭시S3 예약 때만 못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홍대의 한 대리점 관계자는 “갤럭시S3와 비교하면 실제로 느껴지는 예약가입 수준이 40~50%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며 “들르는 고객들도 대부분 보조금 수준과 저렴한 스마트폰을 문의하지 갤럭시S4에 대한 관심은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동시 예약판매를 시작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정확한 예약가입 수치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SK텔레콤이 온라인에서 진행한 1만명 예약가입만 50분만에 매진됐을 뿐, 3사 모두 오프라인 예약가입자 수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상태다.
이밖에도 중저가 제품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도 갤럭시S3때와 달라진 점이다. 과거에는 갤럭시, 아이폰을 필두로 하는 몇몇 플래그십 제품들 위주의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보급형 제품들이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늘어났다.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중저가 보급형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느는 추세다. 통신업계에서는 70~80% 대를 넘나들던 삼성전자 휴대폰의 점유율이 최근 60%대까지 떨어졌다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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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브랜드와 플래그십 제품이라는 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량을 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이 쿨다운 된 상태에서 심리적 가격 저항과 소비자 선택지 다양화를 감안하면 전작만큼의 판매량을 기록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 역시 “5월 가정의 달 등 계절적인 성수기 요인이 있긴 하지만 미래부, 방통위 등에서 보조금 제재가 강화되면 많은 보조금을 투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