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조금 속수무책…이용자 피해

일반입력 :2013/04/23 09:00    수정: 2013/04/23 09:14

정윤희 기자

주말마다 온라인 휴대폰 보조금이 기승이다. 이동통신사들은 갤럭시S4 출시를 앞두고 짧은 시간 치고 빠지는 스팟성 보조금으로 기존 제품 재고떨이에 나선 모양새다. 이는 청와대에서 휴대폰 과다보조금을 뿌리 뽑겠다고 선언한지 약 한 달만의 상황이다.

시장 위축으로 인해 오프라인 휴대폰 대리점, 판매점들은 울상이지만 온라인에서는 반대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경고도 소용이 없다. 오히려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되는 모습이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온라인에서 등장했던 3만원짜리 갤럭시S3, 1천원짜리 옵티머스LTE3, 갤럭시팝 등의 구매가 하루 만에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통사들이 대리점 제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초저가를 내세워 ‘한시특판’ 형태로 가입자를 모았던 판매점들이 언론을 통해 이슈가 되자 부담이 됐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통사들은 해당 판매들이 “대리점 자체의 정책”이라며 “본사와 무관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일부 온라인 판매자는 “현재 KT 본사에서 KT 부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상기 모델에 대해 온라인 진행 개통 적발시 대리점 코드 삭제라는 초강수 제재를 한다고 공지가 내려왔다”며 “위 사유로 인해 개통 진행이 안될 수도 있다는 점 미리 공지한다”는 글을 등록하기도 했다.

스팟성 보조금은 전주에도 반복됐다. 지난 13~14일 사이에는 갤럭시S3가 오프라인에서 11만원까지 내려갔다. (본지 2013.4.15. 재고떨이? 11만원짜리 갤럭시S3 등장 참조) 휴대폰 보조금 규제를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장관 임명 지연 등을 이유로 정상적인 업무를 하지 못하는 사이 주말마다 눈치전이 벌어진 셈이다.

실제로 주말 번호이동 건수 역시 계속 증가세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13~14일 동안 번호이동은 일평균 2만5천60건을 기록했다. 시장 과열 기준인 2만4천건을 넘어선 것이다.

정작 혼란스러운 것은 소비자들이다. 온라인에서 반짝 나타났다 사라지는 스팟성 보조금에 내가 산 휴대폰 가격이 적정한 것인지 헷갈리기만 한다. 또 직접 초저가 제품들을 구매하려고 개인정보 등을 제공하고 개통만 기다리던 소비자들도 피해를 보게 됐다.

때문에 휴대폰 유통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단순히 상한선 27만원을 넘는 보조금만 규제한다고 해서는 보조금 과다 지급과 맞물린 높은 단말기 출고가, 불투명한 판매점 유통 구조 등을 개선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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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래부는 청와대 업무보고를 통해 신규 사업자 시장 진입 및 도매대가 인하를 통한 알뜰폰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보조금 차별 금지 등 단말기 유통구조 투명화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보조금 차별 금지, 이통사의 보조금 수준 공시, 고가 요금제와 단말기 판매 연계 제한, 사후 규제 강화 등이다.

석제범 미래부 국장은 업무보고 브리핑을 통해 “단말기 유통구조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연구 중”이라며 “관련 법률에 대해서는 제정안을 마련해 이달 말 공개 토론회를 가지고 이후 추가 제기된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