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미국을 테러공포에 몰아넣었던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용의자가 닷새만에 체포됐다. 빠른 용의자 체포엔 미국 네티즌 수사대의 활약이 한몫 했다는 평가다.
22일 외신들은 당국의 보스턴 테러 용의자 수사에 미국 네티즌들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해 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보스턴 테러 발생 후 미국 네티즌들은 트위터, 레딧, 포첸 등의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에서 공개한 용의자 사진, 동영상, 인상착의, 단서 등을 적극적으로 퍼뜨렸다. 심지어 경찰의 얼굴감식SW가 용의자 신원 파악에 애를 먹자, 네티즌들이 나서 용의자를 식별하기도 했다.
FBI는 시민들이 보낸 동영상과 사진자료에 CCTV 촬영 영상을 활용해 2일만에 용의자 2명을 찾아냈다.
이 사건은 미국 네티즌 수사대의 힘이 공공 영역에서 순기능을 발휘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네티즌들의 아마추어 수사는 마녀사냥시의 신상털기로 이어지며 악기능이 더 조명받았다.
네티즌 수사대의 힘은 사실 한국에서도 만만치 않다. 당장 21일 대한항공 기내에서 라면이 짜다는 이유로 승무원을 폭행한 대기업 임원의 사건이 알려지자, 네티즌 수사대는 해당 임원의 신상털기에 나섰다. 결국 그의 소속과 직책, 이름, 사진까지 인터넷에 유포됐다.
국내 네티즌 수사대는 최근엔 기성용과 한혜진의 열애사실을 파헤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사실처럼 퍼뜨리거나, 엉뚱한 사람을 가해자로 모는 등 적지 않은 피해자를 만들어냈다.
이같은 네티즌 수사대의 활동은 크라우드소싱의 전형을 보여준다.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가지 목표를 향해 수많은 사람들이 달려들며, 빠른 시간에 정확한 결과를 내놓는 것이다. 미국 보스턴 테러 용의자 체포도 이같은 크라우드소싱이 빛을 발했다.
현재 미국에선 사회적으로 SNS를 통한 무분별한 인격침해를 지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네티즌 수사대의 명암이 조명되며 잘못된 방향으로 사건을 이끌어가는 것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풍토조성엔 기업체 채용에서 불익을 받는다는 인식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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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미국 구직사이트 커리어빌더가 실시한 기업 인사담당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인사담당자 44%가 지원자의 SNS 글을 보고 고용을 취소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인터넷 활동이 구직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네티즌 수사대의 역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어 가는 모습이다.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네티즌 수사대가 보스턴 테러로 등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