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만루 "온라인 야구 게임, 한판 붙자"

일반입력 :2013/04/19 13:22    수정: 2013/04/19 13:23

현실감 넘치는 고사양 스마트폰 게임. 하루가 멀다 하고 최근 쏟아지는 모바일 게임 트렌드로 요약된다. 그만큼 모바일 게임 개발력이 올랐고, 스마트폰 사양도 덩달아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사실 화려하고 방대한 게임을 만드는 일이 어렵지는 않다. 기존 온라인 게임처럼 갖은 효과를 활용, 용량만 키우면 된다. 이를 휴대폰이라는 제한된 배터리와 기기 사양을 고려하고, 작은 화면에서도 즐길 만한 콘텐츠로 풀어내는 일이 관건이다.

이런 가운데 게임빌이 출시 예정인 모바일 야구 게임 ‘이사만루 2013 KBO’가 화제다. 지난해 가을에 열린 지스타부터 게임 이용자의 이목을 끌었던 게임이다. 단연 사실감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출시 전 게임 플레이를 맛본 결과, 과연 개발사 공게임즈가 공을 들여 만든 게임이다. 폰 안에서 공을 가지고 하는 게임이 어디까지 올 수 있는가 의문이 생기게도 한다.

공게임즈의 박경수 PD와 이원호 TD는 이사만루의 강점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각 선수의 움직임과 표정을 세세히 표현해 야구 마니아의 팬심을 자극하는 감성적인 부분이 첫째다. 둘째는 공을 던지고 치는 과정이 패턴 활용이 아니라 직접 개발한 물리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한다. 끝으로 인공지능(AI) 플레이가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실제 야구 경기처럼 움직인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실사형 게임을 만들자가 목표였습니다. 이용자 입장에서 보이는 건 일단 그래픽이에요, 팬심을 자극할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퀄리티를 높이는데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박경수 PD는 이사만루의 실사 이미지 면을 두고 국내 온라인 게임과 견줘도 뒤처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래봤자 모바일 게임이란 시선을 이겨내려 한 노력을 들으면 깜짝 놀랄 수준이다.

공게임즈는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의 생생한 표정을 담아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고용했다고 한다. 9개 구단 별로 주요 선수 최소 10명씩 움직임과 표정을 담아내기 위해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그 선수들의 동영상 링크를 찾아내는데 열중했다고 한다.

이렇게 모인 영상을 보고 개발자들은 그 모습 하나하나를 게임에 적용했다. 게임빌에 따르면 500여 선수만의 독특한 움직임과 표정이 담겼다고 한다.

예컨대 롯데의 마무리 투수 정대현 캐릭터는 특유의 언더스로 투구 동작을 그대로 따라한다. 투구 뒤에 폴짝 뛰는 모습까지 표현됐다. 움직임뿐만 아니라 표정도 선수별로 실제 TV를 보는 것 같다. 오승환 선수의 돌부처 표정도 게임에서 볼 수 있을 정도다.

선수들만이 아니다. 게임을 시작한 뒤 밝게 표현된 낮 배경 이미지가 경기 후반에 가면 하늘에 노을이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포수와 구심 뒤에 움직이는 LED 전광판도 그대로 따라했다. 나아가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론 이례적으로 이펙터 담당도 채용해 태극기가 휘날리는 모습, 경기 진행 중 지저분해지는 베이스까지 표현했다.

실사 못지않게 이사만루의 중요한 부분은 자체 개발 물리 메커니즘이다. 박경수 PD는 “모바일 야구 게임 사상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PC 온라인 게임이나 콘솔에서도 실제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야구 게임은 미리 지정된 수천가지의 패턴으로 게임을 진행할 뿐, 타격 과정을 게임에 담아내지 않는다.

이사만루의 경우 투수가 던진 공을 배트에 맞출 때 어느 타이밍에 어느 부분에 맞는지에 따라 타구가 결정된다. 잘 맞은 안타처럼 보일지라도 미묘한 타이밍의 차이 때문에 배트가 밀려 파울선을 넘어갈 수도 있다.

매 타격마다 다른 타구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박경수 PD는 “패턴 플레이로 게임을 개발하면 미리 정해진 상황이 아무리 많더라도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라며 “실제 야구 게임 상황에 존재하는 장면을 모두 가능하게 구현했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도 이 물리 메커니즘 엔진을 구축한 뒤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이사만루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현실감 넘치는 실사와 자체 개발 실시간 물리 엔진 외에도 수눈 높은 인공지능(AI) 플레이가 일품이라고 박경수 PD는 강조했다.

이사만루를 1회부터 9회말까지 한경기를 진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5~20분 정도. 한 게임 내에서 매번 투구와 타격을 조정할 필요 없이 AI 플레이를 진행하면서 즐길 수도 있다.

마치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문자 중계처럼 게임 진행 상황을 볼 수 있고, 주자가 2루에 진루해 득점 기회가 생겼다든지 또는 실점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시뮬레이션 모드 중에 직접 조작할 수 있는 개입 모드를 지원한다. 이런 경우 게임이 자동으로 진행되다 푸쉬 알람으로 상황을 알 수 있다.

이런 시뮬레이션을 풀어내려면 상당 수준의 AI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박경수 PD의 설명이다.

그는 “능력치가 낮은 선수는 무조건 못던지고 못치는 1차원적 수준이 아니라 몇백가지에 이르는 조건표와 산술 공식을 대입했다”며 “예를 들어 추가 진루를 하는 상황에서 선수의 주력과 공이 송구되는 위치, 외야수와 내야수 등 수비수의 위치와 송구 능력 등을 감안해 게임 캐릭터가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귀루를 할지 한 루를 더 갈지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뮬레이션이라고 해도) 타격 시에 타자의 선구안 능력치를 값으로 매겨 볼을 얼마나 참아내고 컨택 능력을 갖췄냐에 따라 아슬아슬하게 스트라이크 존에 걸친 공을 보고 루킹 삼진을 당하는 경우까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진짜 같은 야구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다. 이처럼 공게임즈가 현실감 가득한 게임을 만드는 이유는 회사 전원이 야구 광팬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서 진짜 야구 맛을 느낄 게임은 없었다.”

공게임즈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야구를 소재로 한 확률형 게임이나 가득하고 스마트폰에선 엄두도 못내 콘솔이나 PC 게임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직접 만든 것이 이사만루다.

박경수 PD는 “야구를 좋아하는 우리가 생각한 게임은 리얼이란 콘셉트로 잡았다”며 “똑같이 물리 엔진을 활용한 외국 야구 게임처럼 시리즈물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다부진 다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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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게임즈가 시작한 야구 및 스포츠 게임의 시작이란 것. 그는 또 당장 곧 출시될 이사만루를 두고선 “야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을 포섭하고 싶다”며 “온라인 게임 이용자라도 모바일은 수준이 낮다고 생각한 사람들까지 모두 끌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은 물론, 온라인 게임과 견줘도 뒤질 것이 없다는 자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