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는 왜 아이폰 대항마 안 만드나

일반입력 :2013/04/19 18:21    수정: 2013/04/21 09:07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금같은 파트너 의존 체제를 지속할 경우 애플 아이폰에 맞설 스마트폰을 내놓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 씨넷은 지난 17일 MS가 윈도폰 단말기 생산을 파트너에 의존하기때문에 아이폰 대항마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을 위협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생태계도 삼성같은 제조사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 차이가 뭘까.

보도는 애플이나 삼성이 고급단말기 시장을 공략해온 반면, MS 제조부문 파트너들이 초점을 맞춘 것은 신흥시장을 겨냥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마트폰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몇달간 MS가 소프트웨어(SW) 회사에서 '단말기와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는 회사로 변신하고 있음을 알렸다.

하지만 최근까지 이어진 MS의 행보를 들여다보면 스마트폰 분야에 관해서는 단말기에 별다른 계획이 없다는 평가다.

테리 마이어슨 MS 윈도폰 담당 부사장은 지난 16일 치른 모바일컨퍼런스에서 자사가 파트너를 통해서만 스마트폰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자체 윈도폰 단말기 출시설을 부인하는 발언이다.

하지만 윈도폰 주요 파트너로 알려진 노키아가 업계 주목을 받을만한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해왔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 삼성전자, HTC, 화웨이 등 나머지 협력사들도 마찬가지다.

미국 씨넷 블로거 제이 그린에 따르면 물론 MS도 나름대로 계산이 있다. 고급형 단말기를 만들어서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 갤럭시S3같은 고성능 제품과 맞붙이는 게 막대한 위험부담과 비용을 감수할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꺼릴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IDC 애널리스트 케빈 레스티보는 (애플과 삼성처럼) 원톱형 스마트폰을 만드는 건 MS의 시간과 자원을 활용하는 최선책에 불필요한 일이라며 스마트폰 시장경주는 밑바닥싸움이라고 표현했다. 노키아가 미국서 출시를 예고한 윈도폰 기반 프리미엄폰 '히어로(hero)'를 향한 평가다.

그래서 MS는 고가의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눈을 돌렸다는 설명이다. 대신 신흥시장의 기반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쪽 스마트폰 사업은 성능보다 제품 가격이 더 민감한 요소로 작용한다.

할인판매 단말기는 MS가 판매하려는 제품이 아니다. MS가 만들 어떤 단말기든 MS가 만드는 SW의 잠재적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부가요소를 필요로 한다. 회사가 직접 만든 태블릿 '서피스'도 지난해 10월 데뷔한 이래 기대한 판매량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윈도8을 탑재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신흥시장의 스마트폰 소비자들에게 호소하기 위해 MS는 수익성 낮은 단말기를 만드는 노키아같은 파트너에 의지하려는 모습이다. 노키아는 '루미아520'같은 180달러짜리 윈도폰 스마트폰을 만들어 팔고 있다. 통신사들이 가입자를 끌어모을 때 이 단말기에는 약정보조금을 지불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린은 이런 접근에도 장점이 있다며 IDC가 추적한 지난해 4분기 윈도폰 출하 물량은 러시아, 인도, 아르헨티나, 폴란드, 남아프리카, 우크라이나, 그밖에 더 작은 나라를 포함한 유럽 동부와 중부 7개 지역시장에서 아이폰을 넘어선 걸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MS는 확실히 하드웨어 생산과는 거리를 둔 것으로 평가된다. 서피스라는 존재가 회사의 일관성을 좀 떨어뜨리고 있지만, MS는 그 파트너들이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단말기를 못 내놓고 있을 때만 직접 기기를 만들려는 듯하다.

미국처럼 발전된 스마트폰 시장은 MS에게 하드웨어사업으로 접근해야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윈도폰을 출시한 파트너들은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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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 자료에 따르면 지난2월 윈도폰은 현지 약정단말기 사용자 점유율 3.2%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51.7%, 애플은 iOS 기기로 38.9%를 기록했다.

아직 애플과 구글 지분을 MS가 만든 윈도폰으로 바꿔나가는 현상은 힘든 일로 평가된다. IDC의 레스티보는 MS의 전략이 '경쟁'이 아니라 세계 각지에가능한 많은 윈도폰 단말기를 확산시키려는 것이라고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