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동영상, 풀HD로 찍혔더라면...

일반입력 :2013/03/26 15:08    수정: 2013/03/27 08:55

봉성창 기자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사회지도층 성접대 의혹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확보된 동영상에 등장한 남성이 김학의 전 법무차관일 가능성이 높다고 26일 결론 내렸다. 다만 해상도가 낮아 대조 작업에서 완벽하게 일치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는 꼬릿말이 달렸다.

해당 동영상은 원본을 재생시켜 이를 휴대폰으로 다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화질이 극도로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범죄수사를 소재로 한 미국 드라마를 보면 아무리 작게 찍힌 사물도 확대해 범인을 식별해낸다. 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CSI보다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단지 드라마가 과장이 심할 뿐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종 범죄나 실생활에서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이 빈번해지면서 카메라 화소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화소(Pixel)는 동영상이나 사진을 확대하더라도 정밀한 화면을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다. 화소수가 높아야 그만큼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사진이나 영상은 무수하게 많은 점으로 이뤄져 있는데 화소가 높을수록 이러한 점이 많아져 확대하더라도 이미지가 깨지지 않는다.

불과 수년 전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카메라 화소수가 화질을 판가름짓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촬영 결과물을 대부분 작은 크기의 모니터로 보거나 혹은 손바닥 만한 사진으로 인화한다는 점에서 일정 이상 화소수는 화질의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대세다. 그만큼 화소 집적 기술은 충분히 발전됐다. 최근에는 동영상의 경우 일반적으로 200만화소(풀HD), 사진은 고급 DSLR카메라로 2~3천만화소대 촬영이 가능하다.

물론 드라마처럼 화소수가 낮은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물을 보정하는 방법도 아주 없는것은 아니다. 낮은 해상도의 영상을 억지로 확대하면 점과 점 사이에 공백이 생기는데 이를 지능적으로 채워 좀 더 식별이 가능한 형태로 보정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작업을 위한 전문적인 프로그램도 적잖다. 다만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완벽하게 또렷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난 14일 청와대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학교에 설치된 CCTV 화소를 50만에서 100만으로 높이는 것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소가 높으면 폭력 상황을 좀 더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카메라나 영상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요즘 같은 시대에 화소가 지나치게 낮다고 생각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은 대부분 800만 화소를 지원하며 심지어 최신 제품은 1천300만 화소까지도 지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CTV의 화소수가 낮은 이유는 촬영이 상시 이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소수가 높으면 그만큼 촬영 데이터가 커져 저장이 쉽지 않다.

따라서 100만화소면 이론적으로 HD급 해상도를 가진 촬영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HD해상도는 가로 1280 픽셀, 세로 720픽셀을 말하며 이를 곱하면 92만1천600개의 점으로 이뤄져 있다는 의미다. CCTV의 목적을 감안하면 100만화소도 충분한 이유다. 다만 최근 고급형 CCTV는 200만 화소까지도 지원한다.

관련기사

CCTV와 비슷한 맥락에서 블랙박스도 최근 풀HD 해상도까지 지원하는 제품이 크게 늘었다. 무엇보다 뺑소니 사고 발생시 번호판을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해상도가 높아야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야간 주행시 감도 및 밝기를 자동으로 보정해 식별력을 높인 제품이 인기다.

카메라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출시되는 최신 스마트폰은 풀HD급 동영상도 촬영할 수 있는 만큼 웬만큼 작게 찍히더라도 충분히 확대가 가능하다”며 “특히 사진의 경우 빛만 충분하면 작은 글씨도 식별이 가능할 정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