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청년 취업난, 돌파구는…”

일반입력 :2013/03/22 16:11    수정: 2013/03/22 16:15

정윤희 기자

“단순히 기업이 커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 수도 늘어나야 한다.”

이석채 KT 회장이 청년 취업난 돌파구로 ‘창업’을 강조하고 나섰다. 우리 사회 노동 경직성을 풀기 위해서는 기업의 수 자체를 늘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2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미래포럼 미래경영콘서트에서 “지금의 학교 교육은 취업만을 위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청년들은 누구보다 창조적, 도전적이며 훌륭한 기업가적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교육, 사회가 이를 뒷받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산업 문화다. 이 회장은 “과거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아이디어를 제 값 주고 사기보다는 기술자를 빼가거나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며 그동안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청년들이 괜찮은 아이디어를 냈을 때, 이것을 가지고 끝까지 성공하기 거의 불가능한 환경이다”며 “이제는 이들의 아이디어를 정당한 값에 사고, 또 다른 도전을 할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산업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보안업계를 예로 들기도 했다. 지난 20일 발생한 사상 초유의 언론 및 금융기관 6개사 전산망 마비 사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보안도 현재 시스템으로는 발전 안 됩니다. 지금은 안랩이 우리나라를 장악한 상태예요. 재벌기업이 아니고서는 여기에 도전하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죠. 그럼 본인들이 최선을 다해서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어요.”

또 그는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통과가 지연된 점도 비판했다. 이 회장은 “ICT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미래창조과학부가 과거 방송통신위원회와 왜,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에 대한 성찰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ICT 환경에서 가상의 비즈니스 세계, ‘사이버 스페이스’가 태동한다는 점이다. 과거보다 훨씬 창업이 쉬워졌고, 성공 가능성도 커졌다. 또 개인의 생산성만큼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일자리의 질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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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도 변했다. 과거에는 네트워크를 가진 통신사의 힘이 컸으나, 이제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CEO들이 국가 원수격의 대접을 받는 시대다. 통신사들에게도 혁신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됐다. KT가 가상재화(버추얼 굿즈) 시장에 주목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려는 이유기도 하다.

이 회장은 “사이버 스페이스에서는 국경, 세금 등 아이디어를 가로막는 것이 없다”며 “청년들이 완전한 성공에 집착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절반의 성공’을 하도록 뒷받침해 저절로 실리콘밸리 같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