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실리콘밸리 위협하는 '기술도시'

일반입력 :2013/03/18 10:15

손경호 기자

미국 서부 연안 실리콘밸리가 갖고 있던 기술 주도권이 점차 동부 연안으로 넘어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은 뉴욕이 새로운 기술도시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여년 간 뉴욕시는 새로운 기술회사들을 유치하는 한편,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탈의 자금을 실리콘밸리로부터 자신들에게 끌어왔다. 지난해 뉴욕시는 127개 벤처회사가 창업했으며 131개의 회사를 창업한 샌프란시스코, 팔로알토 일대와 맞먹는 수치다.

외신에 따르면 에릭 히퓨 허핑턴포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뉴욕은 큰 기술센터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뉴욕은 실리콘밸리와는 달리 상업성, 언론환경, 제품발표, 기업문화, 시장성 등에 유리한 지역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뉴욕시에서는 기술회사들 간에 100회에 걸쳐 83억2천만달러(한화 약 9조3천억원)에 달하는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실리콘밸리 다음으로 최대 규모다.

벤처캐피털 프리브코의 샘 하마데 CEO는 영화 소셜네트워크 속에서 마크 저커버그가 말한 것처럼 기술회사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리콘밸리로 떠나라는 말은 더이상 사실이 아니다라며 뉴욕에서 최고 수준의 벤처캐피탈과 성장하고 있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4월 설립된 소셜커머스 회사인 버치박스는 실리콘밸리가 아닌 뉴욕시에 본사를 세웠다. 이곳이 미용산업의 접근성이나 평판 등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라는 방식을 통해 매월 10~20달러 수준의 정기구독료를 지불한 독자들에게 가장 유행하고 있는 신상 화장품이나 베스트셀러 상품 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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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는 뉴욕시가 갖지 못한 장점을 갖고 있다. 대학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잘 발달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리콘밸리는 버클리대, 스탠포드대학 등 유명 기술대학들을 통한 인력인프라가 잘 갖춰져있으나 뉴욕의 경우에는 뉴욕대만 있고, 이 역시 기술전문대학은 아니다.

그러나 뉴욕시 공무원들은 기술 기반 벤처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달 뉴욕시는 '우리는 뉴욕에서 만들어졌다(We are made in NY)'라는 캠페인을 통해 900개의 기술 기반 벤처회사들을 유치하겠다는 게획을 발표했다. 뉴욕시는 지원회사들에게 초기 창업자금을 제공하고, 40만달러의 트레이닝 비용도 지원한다. 뉴욕시가 지원하는 회사로는 포스퀘어, 텀블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