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가죽 지갑을 대신하는 시대다. 그동안 지갑을 빵빵하게 만들었던 수많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각종 적립카드가 스마트폰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이미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팔 할 것 없이 저마다 전자 지갑 서비스를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선지 오래다.
美 씨넷은 모바일 전자 지갑이 비자, 마스터카드, 디스커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카드 회사들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객들이 플라스틱 카드는 버려도 카드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직까지 고객들은 전자 지갑보다 기존 신용카드 네트워크를 신뢰하는 것도 이유다. 강력한 보안, 빠른 결제 속도, 많은 가맹점 등이 신용카드의 장점으로 꼽힌다. 씨넷은 전자 지갑 서비스는 당분간 신용카드 회사들과 협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리오 실리아스키 마스터카드 이머징페이먼트 담당 부사장은 “모바일 전자 지갑은 마스터카드의 향후 10, 20, 30년 후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며 “이로 인해 우리가 과거 몇 십 년 간 커졌던 것보다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거래 중 85%가 현금을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불과 15%만이 신용카드, 혹은 체크카드를 사용한다. 전자 지갑 시장 자체는 초기 단계지만,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얘기기도 하다.
실리아스키는 “모바일 전자 지갑 서비스가 확산되면 현금, 플라스틱 카드 사용 비율을 따지지 않고 결제 문화의 디지털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 경우 카드사들에게 엄청난 가능성과 기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회사들도 전자 지갑 서비스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저마다 전자 지갑 시장 공략을 위해 서비스를 개발하는 동시에 IT기업, 통신사업자, 단말기 제조사들과 협력을 추진 중이다.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이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현장에 부스를 차리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카드사들은 이 자리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등에 기반을 둔 다양한 결제서비스를 선보였다. 아울러 비자는 삼성전자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발표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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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당장 플라스틱 신용카드가 자취를 감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전자 지갑 서비스 업체들은 지난 50여년동안 사용된 신용카드를 뛰어넘는 편의, 효용을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제 문화를 단시간에 쉽게 바꾸기는 어렵다는 점 역시 이유다.
닉 홀란드 양키그룹 애널리스트는 “실물 결제가 서서히 디지털화 되면서 플라스틱 카드는 사라질 것”이라면서도 “이것이 신용카드 회사들에게 비즈니스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