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社3色 통신사 모바일지갑 '어떤걸 쓸까?'

일반입력 :2013/01/22 08:38    수정: 2013/01/22 18:15

정윤희 기자

“멤버십이나 포인트 카드 있으세요?”

커피숍이나 빵집에서 결제시 스마트폰을 내미는 광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지갑 속에 여러 장의 카드를 넣어 다닐 필요가 없는 모바일 지갑 서비스가 인기다.

모바일 지갑은 플라스틱 포인트 카드 대신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실행만으로 할인, 적립, 쿠폰,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얇아진 지갑과 사용의 편리함 때문에 업계에서는 서비스 확산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떠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모바일 지갑 서비스가 쏟아지다보니 어떤 것을 써야할지 혼란스럽다. 통신사들이 내놓은 서비스만 3종. 여기에 금융권, 카드사, 벤처기업들까지, 시장에 나온 모바일 지갑 서비스만 수십 종이다.

통신사 모바일 지갑 서비스를 비교해봤다. 통신사들이 내놓은 모바일 지갑 서비스는 이용자가 사용하는 통신사에 관계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입에 장벽을 두지 않아 이용자 확대에 유리하다.

반면 금융권에서도 모바일 지갑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이들 서비스는 한계가 뚜렷하다. 자사에 계좌나 카드를 가지고 있는 고객을 위한 멤버십 형태의 서비스가 주를 이뤄 폐쇄성을 띄고 있다는 지적이다.

■SK '스마트월렛'...최초, 최다

현재 가장 많은 가입자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SK플래닛 ‘스마트월렛’이다. SK플래닛은 국내서 가장 먼저 모바일 지갑 서비스를 내놨다. ‘스마트월렛’은 서비스 2년반 만에 750만명(지난해 말 기준)에 달하는 가입자를 모았으며, 이달 초 모바일 멤버십 카드 발근 2천만장을 넘어서기도 했다.

‘스마트월렛’의 특징은 ‘멤버십 파워’다. 가장 많은 가입자 수, 최대 제휴 브랜드로 구축한 파워가 독보적이다. 특히 가입자와 가맹점을 늘리는 동시에 다양한 브랜드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월렛’을 진화시키는데 무게를 실었다. SK플래닛은 향후 위젯, 인터페이스(UI) 등의 편의성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서비스가 오래된 만큼 제휴 브랜드 수도 많다. OK캐쉬백, CJ원, 롯데멤버스, SPC 해피포인트, 교보문고 등 총 200여개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SK플래닛은 올해 안에 1천만 가입자, 모바일카드 발급 5천만장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경쟁사 서비스들이 결제를 경쟁력으로 내세운 데 비해 ‘스마트 월렛’의 결제 기능은 다소 취약해 보인다. 현재 ‘스마트 월렛’은 근거리무선통신(NFC), 캐시비, 티머니, 엠틱, 상품권 다운로드 결제 등으로 가능하다. 앱 내에서 SK플래닛 자체결제 방식 ‘페이핀’이 연동되긴 하지만, 별도의 앱을 내려 받아야 한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앞으로 모바일 지갑에서는 결제 부분이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간편한 것이 앱을 구동시킬 필요 없이 NFC로 결제가 되는 것, 다음이 페이팔 방식의 페이핀이다”고 말했다.

■LG '스마트월렛'...결제 가능 서비스 확대중

뒤를 잇는 것은 LG유플러스다. 서비스 이름은 SK플래닛과 같은 ‘스마트월렛(이하 U+스마트월렛)’이다. 출시는 SK플래닛보다 약 1년2개월 늦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20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LG유플러스 역시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것이 결제 가능 서비스의 확대다. 올해 내에 온라인 결제와 오프라인 결제를 연동하고, 이를 U+스마트월렛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에는 3G와 LTE서 각각 이용하던 유심(USIM) 월렛과 U+스마트월렛 기능을 하나로 통합키도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최종적으로는 단순히 할인, 적립 뿐만 아니라 온라인, 오프라인 결제 모두를 넣어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연내에 결제 등 다양한 업그레이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모카'...금융-유통 등 얼라이언스 출범

KT는 지난해 말 ‘올레 마이월렛’을 업그레이드 한 ‘모카’를 내놓으며 맹추격이다. 아예 금융사, 유통사, 사회공헌단체 등 60여개 업체가 참여한 ‘모카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이용자는 쿠폰, 멤버십, 신용카드, 체크카드, 은행계좌, 상품권, 전자화폐, 쿠폰, 멤버십 등을 ‘모카’에서 모두 관리, 이용할 수 있다.

‘모카’는 금융사들이 참가한 만큼, 다양한 결제 서비스가 장점으로 꼽힌다. NFC 외에도 바코드, QR코드 등을 통한 결제가 가능하다. 특히 KT는 자가 보안 결제방식을 적용해 금융정보 유출 걱정을 없앴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카드를 포스기에 긁는 방식으로 결제를 진행했다면, ‘모카’의 경우 결제 요청 정보를 휴대폰에 전송하는 역방향 방식으로 보안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모카’ 가입자 수는 약 2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기존 ‘올레 마이월렛’ 가입자 정보가 ‘모카’로 이전됐기 때문이다. ‘모카’ 자체 순증 가입자 수는 미공개지만, KT 관계자는 “모카를 출시하기 전 일주일보다 출시하고 난 후 일주일 동안의 가입자 수가 약 25%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약점은 대중적인 가맹점 부족이다. 국민은행, NH농협은행, 신한카드, BC카드 등 다양한 금융사들이 참여한 반면, 모바일 지갑 사용이 주로 커피, 베이커리 등의 프랜차이즈 유통점, 편의점 등에서 일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실생활 사용처가 다소 아쉽다. 그나마 카페베네, 교보문고 등이 활발한 사용처로 꼽힌다. 또 KT 역시 ‘모카페이’ 앱을 따로 받아야 한다.

KT는 오는 3월까지 공격적으로 가맹점 확대에 나선다. 좀 더 대중적으로 ‘모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커피 프랜차이즈, 편의점 등의 가맹점 스펙트럼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KT는 향후 ‘모카’로 글로벌 모바일 지갑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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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과제는 사용 저변 확대다. 가입자 규모를 늘리고 가맹점 수를 늘려 시장 파이 자체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지갑은 아는 사람은 적지만 이들의 충성도나 사용도는 여타 서비스보다 높다”며 “아직까지 모바일 지갑 서비스 자체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 만큼 인지도 확대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