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황금주파수 누구 손에?…이통사 사활

일반입력 :2013/03/05 08:58    수정: 2013/03/05 10:55

정윤희 기자

“회사의 존폐가 달렸다”

최근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수요가 늘면서 주파수 추가 할당을 놓고 이동통신3사 간 갈등이 첨예하다. 회사의 존폐가 달려있다고 할 만큼 중요한 이슈다. 이른바 ‘황금주파수’라 불리는 1.8GHz 대역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현재의 LTE 트래픽 증가추이를 감안하면,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추가 주파수가 필요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방통위에 따르면 현재 LTE 가입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29.5%, LTE 트래픽은 전체 트래픽의 57.7%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지난 정부에서 추가 주파수 할당 계획을 내놨지만, 이통3사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새 정부에서 결론을 짓게 됐다. 해당 업무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기능을 넘겨 받게 될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담당케 된다. 그러나 미래부 설립이 지연되면서 주파수 추가 할당 계획도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업계는 할당 방식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광대역화가 가능한 황금주파수의 확보는 말 그대로 LTE 시장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1.8GHz의 경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업자가 LTE에 활용하고 있어 단말기 수급에 유리하다. 동시에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등의 별도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도 현재의 두 배에 달하는 속도를 낼 수 있다. 이통3사가 1.8GHz를 놓고 핏대를 세우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방통위는 오는 4월 1.8GHz 대역, 2.6GHz 대역의 추가 할당을 진행할 계획이다. 방통위가 내놓은 방안은 총 3가지다. 1안은 1.8㎓ 대역을 LG유플러스에 할당하고, 2.6㎓ 대역 두 블록으로 나눠 SK텔레콤과 KT에 할당하는 방식이다.

2안의 경우 주파수 블록은 1안과 같으나, SK텔레콤과 KT도 1.8GHz 대역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SK텔레콤과 KT가 1.8GHz을 낙찰 받을 경우 기존 대역을 낙찰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

3안은 1.8㎓과 2.6㎓에서 각각 2개씩 총 4개의 광대역 주파수 블록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 중 두 번째 블록 15MHz 대역이 현재 KT LTE 전국망 서비스 대역과 인접해 있다. 이를 KT가 낙찰 받을 경우 1.8GHz 주파수 광대역화를 단독으로 구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사실상 KT에 일방적으로 유리해지는 안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3안은 KT에 특혜를 주는 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공정경쟁이 아닌, 정부 정책에 의해 KT를 초강력 사업자로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지난 2월 18일 방통위 주파수 정책토론회에서 “3안이 채택될 경우 KT가 아무런 노력 없이 우연히 얻게 되는 비정상적인 경제적 효과가 7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보호하고 인정하는 것은 특혜”라고 비판했다.

이어 “3안의 경우 사실상 특정사업자가 추가 투자비 없이 단기간 내 전국망 속도 2배 광대역 독점을 허용하는 방안으로 경쟁사업자는 2년 이상 경쟁력 열위에 놓이게 된다”며 “아무리 기술 적용 등을 통해 속도를 따라간다고 해도 단말기 평균 사용기간이 2년임을 감안하면 이 기간 동안은 대책 없이 가입자 이틀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성호 SK텔레콤 상무 역시 “특혜를 줘서 불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시작하자는 것은 정당성이 없는 주장”이라며 “현재 사업자는 셋, 주파수는 네 블록이기 때문에 결국 어느 한 블록이 비게 된다고 해서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SK텔레콤은 가입자 대비 주파수 보유량 불균형으로 자신들이 열위에 놓여있다고 주장한다. 즉 가입자는 많은데 LTE 주파수 보유량은 적다는 논리다.

앞서 김형찬 SK경영경제연구소 정보통신연구2실장은 지난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데이터 중심 시대가 될수록 가입자당 주파수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이슈가 될 것”이라며 “가입자가 많은 사업자 입장에서는 공정배분은 됐는데, 공평배분은 안됐다”고 역설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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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KT는 1, 2안의 경우 주파수 활용성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주파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가용주파수를 인위적으로 할당조차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김희수 KT 상무는 “1안은 사업자간 비용차에 인위적으로 접근해 하향평준화를 하겠다는 안”이라며 “3안의 경우 KT가 먼저 나가면 다른 사업자가 CA 등을 동원한 광역화 투자 행위를 진행함으로써 설비경쟁이 촉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