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되는 알뜰폰, 대형마트 왜 뛰어드나

일반입력 :2013/02/24 08:37    수정: 2013/02/25 13:31

남혜현 기자

편의점에 이어 수퍼, 대형마트까지. 알뜰폰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내달 15일 주주총회를 열고 '별정통신사업 및 부가통신사업'을 정관에 추가, 알뜰폰 사업에 진출한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SK텔레콤과 손잡고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올 상반기 중으로 전국 147개 매장을 이용해 알뜰폰 영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SK텔레콤과 사업 구조나 휴대폰 가격, 요금 모델 등을 협의 중에 있다면서 통신비나 휴대폰 가격에 거품이 있고, 저렴한 제품을 찾는 수요도 존재한다고 사업 진출 의의를 밝혔다.

홈플러스도 마찬가지. 지난해 KT 통신망을 이용, 알뜰폰 사업에 진출할 것을 밝혔다. 실제 제품 판매는 올 상반기 중 이뤄질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전국 130여개 지점에서, 기존 대비 30% 인하한 통신비를 무기로 앞세웠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알뜰폰 판매는 신유통의 일환으로, 새로운 마케팅의 하나라며 저가 제품을 소비자들에 제공한다는 것이 할인점의 기본 취지라는 점에서 알뜰폰은 대형 마트에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알뜰폰 시장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 알뜰폰 판매로 큰 돈을 번 곳을 찾기도 힘들다. 일부 편의점과 수퍼들은 최근 알뜰폰 사업자들과 손잡고 자급제폰 판매를 시작했다. 이달 본격 알뜰폰 판매에 나선 GS25의 성적은 총 2천여대. 300여 매장서 지난 20일간 평균 사흘에 1대 꼴로 알뜰폰을 팔았다.

그럼에도 편의점, 수퍼, 마트는 알뜰폰 도입에 적극적이다. 일반적인 식료품이나 생활용품과 비교, 상품 하나의 값이 비교적 높은 편인데다, 향후 알뜰폰 시장이 커질 확률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선 국내 알뜰폰 시장 규모를 전체 휴대폰의 10% 안팎으로 본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전체 월매출로만 보면 알뜰폰 비중이 높지 않지만 다른 상품 대비 가격이 높다며 OECD 기준 선불폰 시장이 40%를 넘는 상황을 감안하면 충분히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 판매 계획을 밝힌 롯데수퍼 관계자도 유통업체 입장에선 수익이 안 날 이유가 없다며 한 대의 단말을 판매해도 그대로 수익으로 잡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서 시작된 알뜰폰 판매가 수퍼, 마트로 퍼져나가는데는 다양한 연령대를 소비자 층으로 끌어 안으려는 판단도 작용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편의점폰을 찾는 주요 고객 층은 30~40대 남성이다. 수퍼나 마트는 다르다. 여성, 또는 주부도 알뜰폰 이용자 층으로 끌어안기 쉽다.

GS수퍼마켓 관계자는 수퍼와 편의점은 고객층이 다르다며 수퍼는 주부도 많고, 나이가 더 든 사람이 많으므로 이들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알뜰폰 판매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가 이미 휴대폰을 판매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것도 이유가 된다. 대부분 마트 내에는 현재 이동통신사들이 운영하는 대리점이 입점해 있는 상태다. 마트들은 이 대리점을 이용해 알뜰폰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홈플러스의 경우 기존 이동통신사 매장 내에 알뜰폰 판매 부스를 꾸릴 예정이다. 기존 대리점을 활용할 경우 별도 매장을 개설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편의점과 달리 마트에서 곧바로 알뜰폰 개통 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시장 참여자가 늘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피처폰, 스마트폰도 이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간 판매된 자급제폰은 이동통신사가 보유한 재고폰, 중고 제품을 새 것처럼 고친 리퍼폰, 매장에 진열했던 휴대폰 등이었다.

한 휴대폰 제조업체 관계자는 국내선 LTE 스마트폰 중심으로 시장이 만들어졌으나, 판매처가 늘어나고 알뜰폰이 입소문을 탈 경우 20만~30만원대로 만들어진 보급형 스마트폰들도 이 시장을 통해 판매가 늘어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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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이동통신재판매(MVNO)를 뜻하는 말로, 기존 이동통신사의 망을 빌려 서비스하는 휴대폰을 뜻한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경우, 네트워크 투자 비용이 없어 통신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