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영업정지 시작…막판 보조금戰 가열

일반입력 :2013/02/22 14:12    수정: 2013/02/22 14:46

정윤희 기자

KT 영업정지가 시작되면서 보조금 경쟁도 열기를 더하고 있다. 영업정지 기간 중 빼앗긴 고객을 탈환하려는 SK텔레콤과 LTE 2위 자리를 되찾으려는 LG유플러스의 공세가 드세다.

KT는 22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의 모집이 금지된다.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혜택을 확대한 ‘통큰 기변’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나섰지만, 졸업 및 입학 시즌을 맞아 시장이 달아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방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영업정지가 끝나는 22일 0시부터 보조금 투입 규모를 늘리며 가입자 모집에 나섰다. 지난 22일간의 영업정지 기간 동안 3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빼앗겼으니 마음이 급할 만도 하다.

현재 일부 온라인 휴대폰 판매업체들은 갤럭시S3 3G 모델을 할부원금 13만원에 판매 중이다. 휴대폰 커뮤니티에 따르면 심지어 지난 새벽에는 출시된 지 하루 지난 옵티머스G 프로가 30만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모두 SK텔레콤 번호이동 조건)

여기에 ‘색 다른 새 출발’ 슬로건을 내걸고 매일 추첨을 통해 2만2천222명에게 데이터 2GB를 제공하는 등 여러 가지 선물 제공 이벤트도 준비했다.

LG유플러스 역시 KT의 영업정지를 계기로 LTE 시장 2위 자리를 되찾겠다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13일 LTE 누적 가입자 470만명을 기록하며 473만명의 KT에 역전 당했다. 가장 먼저 영업정지에 들어갔던 LG유플러스는 당시 약 15만명의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겼다.

이렇듯 영업정지를 기회 삼아 보조금 투입이 늘어나자 당초 행정적 제재조치의 취지는 빛바랜지 오래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이통3사가 ‘무분별한 보조금 지급으로 이용자를 부당하게 차별했다’며 영업정지와 과징금 처분을 내렸었다. 방통위는 이통3사 마케팅 임원을 불러 수차례 경고했지만, 소귀에 경 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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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휴대폰 유통가에서는 ‘영업정지=휴대폰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한 누리꾼은 “(영업정지 기간 동안 보조금이 많이 투입되니)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며 하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조사를 진행한다고는 하지만 정권 말인데다 이통시장 성수기로 꼽히는 졸업 및 입학 시즌이라 시장 안정화 효과는 미지수”라며 “영업정지 기간 동안 가입자 이탈 폭이 컸던 SK텔레콤이 영업재개와 동시에 파상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