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도 소용없었다. 오히려 이를 기회로 지난달 이동통신 번호이동 시장이 과열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7일부터 30일까지 LG유플러스가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가입자를 받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SK텔레콤과 KT의 보조금 경쟁이 극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번호이동 건수가 100만8천36명(자사 번호이동 미포함)을 기록했다. 이는 이통시장 비수기로 꼽히는 1월 기록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당초 업계에서는 1월 번호이동 시장이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이통3사의 불법보조금 경쟁을 이유로 순차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첫 달이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24일(지난달 7일~30일), SK텔레콤 22일(지난달 31일~오는 21일), KT 20일(오는 22일~내달 13일) 동안 신규가입과 번호이동 영업이 금지된다.
수혜자는 KT다. KT는 지난달 SK텔레콤으로부터 34만1천509명, LG유플러스로부터 7만397명, 알뜰폰 사업자(이동통신재판매, MVNO)로부터 1천186명을 뺏어왔다. SK텔레콤으로 30만8천613명, LG유플러스로 2만7천107명, 알뜰폰에 1만2천387명을 뺏긴 것을 감안하면 6만4천985명의 가입자가 순증한 셈이다.
SK텔레콤은 3만1천861명이 순증하는데 그쳤다. SK텔레콤은 KT로부터 30만8천613명, LG유플러스로부터 14만6천296명, 알뜰폰으로부터 6천188명을 유치했으나, 각각 34만1천509명, 6만9천575명, 1만8천152명을 빼앗겼다.
반면 영업정지 기간이었던 LG유플러스는 12만5천861명이 순감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으로부터 6만9천575명, KT로부터 2만7천107명, 알뜰폰으로부터 388명을 유치했다. 빼앗긴 고객수는 SK텔레콤 14만6천296명, KT 7만397명, 알뜰폰6천238명에 이른다.
KT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 이후 LTE 순증 규모에서 업계 2위로 올라섰다”며 “지난달 말 기준으로 LG유플러스와 LTE 가입자 격차가 15만명으로 줄어들어 조만간 LTE 누적가입자에서도 LG유플러스를 제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통3사의 보조금 경쟁은 이달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방통위가 영업정지 기간 중에도 현장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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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LG유플러스는 빼앗긴 가입자의 재탈환, KT는 LTE시장 2위 쟁탈과 영업정지 대비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기존 가입자들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정지 기간 중에 오히려 보조금 지급 규모가 늘고 있다”며 “SK텔레콤 영업정지가 시작된 이후 더욱 과열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