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냉장고-옵G 세탁기’ 숨은 전략은?

일반입력 :2013/02/19 11:12    수정: 2013/02/19 14:02

봉성창 기자

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플래그십 가전 전략으로 불꽃 튀는 경쟁을 예고했다. 마치 스마트폰처럼 생활가전에도 본격적인 기술력 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19일 LG전자는 오는 2015년 가전시장 1등 달성을 위해 ‘G프로젝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1호 모델로 각종 신기능이 탑재된 22kg급 초대형 트롬 세탁기를 발표했다.

G프로젝트에 대해 LG전자는 전 세계 가전 시장에서 1등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방안이라고 밝혔다. G프로젝트의 G는 ‘Great(엄청난), Genius(천재적인), Good Design(좋은 디자인)’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G는 LG전자의 대표 스마트폰인 옵티머스G를 연상케 한다. LG전자는 향후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스타일러, 김치냉장고, 오븐, 로봇청소기 등 전 분야에 걸쳐 ‘G프로젝트’ 제품을 매 분기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최상급 가전 제품의 모델명에 9000이라는 숫자를 붙이기 시작했다. 900리터급 대용량 냉장고 지펠 T9000을 비롯해 김치냉장고 아삭 M9000, 진공청소기 L9000, 스마트에어컨 Q9000 등이 잇달아 출시됐다.

대표적인 삼성전자 9000 제품으로는 갤럭시S를 들 수 있다. 갤럭시S의 모델명이 GT-i9000이기 때문. TV는 한발 앞선 지난 2009년부터 줄곧 최상위 모델에 9000을 붙였다.

이들 플래그십 모델은 대부분 동종 제품 대비 가격이 몇 배 비싸다. 판매량도 적을뿐더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제품을 시장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은 플래그십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플래그십 마케팅은 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는 전략으로 주로 중소기업들의 단골 전략이다. 반대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들은 그간 강력한 기업 인지도를 바탕으로 통합 이미지를 앞세운 토털브랜드 전략을 펼쳐왔다. 물론 트롬, 지펠, 아삭, 하우젠 등 서브 브랜드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삼성 냉장고, LG 세탁기라고 부르는 것이 더 일반적이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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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기와 가전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 같은 국내 가전 대기업들이 들고 나온 새 마케팅 전략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이미지를 가전 제품에 도입해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더욱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최근에는 기업 브랜드가 가진 신뢰성 보다는 제품 브랜드의 첨단 기술 이미지가 더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