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청회, 방통위 방송기능 이관 놓고 ‘이견’

일반입력 :2013/02/13 17:54

정윤희 기자

미래창조과학부냐, 방송통신위원회냐.

방송 관련 정책기능의 이관을 두고 여야간 공방이 뜨겁다. 방송은 ICT 생태계의 근간으로 미래부서 진흥 정책을 주관해야 한다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및 새누리당의 주장과 방송의 공공성을 강조,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에 남겨야 한다는 민주통합당의 주장이 맞붙었다.

1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및 방송법 개정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성철 고려대학교 교수,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 현대원 서강대학교 교수, 최진봉 성공회대학교 교수가 진술인으로 참석했다.

김성철 교수는 “현 방통위는 정파적인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등 정치 과잉과 전문성 부족이라는 문제를 노출했다”며 “방통위는 정치적 중요성이 큰 정책 사안을, 독임제 부처는 전반적인 미디어 정책을 수립, 집행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사회는 방송에 대해 과도한 공공성만 강조해 왔으나, 방송 역시 10조원에 달하는 산업”이라며 “ICT 관련 조직개편 논의에는 방송통신 융합, 규제와 진흥의 일원화, 정치적-비정치적 영역 구분, 과학기술-ICT 분리 등의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원 교수 역시 “방송 산업은 디지털 생태계의 근간 산업으로 방송 없이 생태계 진흥은 불가능하다”며 “케이블, IPTV 등 유료방송 뿐만 아니라 인터넷 1인 채널 등 방송환경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장관 전화 한 통에 방송을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한다면, 방송의 산업적 진흥은 요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은 방통위와 미래부의 정책기능 분리에 에너지를 소비할 때가 아니라 더 긴밀한 협업을 통해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냐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본다”며 “미래부-방통위 인력 교류 등을 통해 상당부분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조준상 소장과 최진봉 교수는 반대 의견을 내놨다. 방송관련 정책 기능은 기존 방통위에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 소장은 “ICT 생태계와 관련해서 정부가 묘안이나 해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라며 “냉정하게 말해서 ICT 환경에서 정부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공정경쟁의 보장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방통위의 정치성 과잉은 합의제 기구의 구조적 문제가 아닌 독선적 운영에 따라 발생한 문제”라며 “방송진흥 기능을 미래부로 넘긴다면 정치 과잉이 아니라 정치 실종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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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봉 교수도 “방송통신융합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문제는 이것을 어디에 둘 것이냐 문제”라며 “미래부는 정보통신, 과학에 치중해야 하고, 방통위는 기존에 하고 있던 방송통신 융합, 규제 관련 기능을 담당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만약 독임제 부처에서 방송을 담당하게 된다면, 정부가 광고를 통해 언론에 압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모든 방송은 공공성과 공정성이 반드시 담보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합의제 기구로 가야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