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가 31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일본산 가전제품을 당장은 저렴하게 구입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진출한 일본 가전업체들이 엔화 약세를 국내 출시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평균 6개월 가량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엔저 현상이 있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바로 낮아진 환율이 적용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한 일본 가전업체 관계자는 “현재는 제품 출시 시점에 환율에 따라 대부분 기준 환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당장은 환율 차에 따라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정확한 업체 간 기준 환율 적용 시점은 타사와의 가격 경쟁적인 측면에서 영업기밀이지만 엔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요 업체들이 적용하고 있는 기준 환율 정책으로 인해 실제 엔저현상이 반영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하기 까지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걸린다”면서 “엔고현상 당시 제품 가격이 갑자기 폭등하지 않았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일본계 기업도 있다. 현재 니콘이미징코리아는 본사와 엔화가 아닌 원화로 거래를 하고 있다. 환율변동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환차손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니콘이미징코리아 관계자는 “원래 엔화를 적용했지만 2~3년 전부터 아예 국내 시장에 들여오는 제품에 대해서는 원화로 지급을 하고 있어 환율변동에 따라 국내 판매가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때문에 최근 일부 소비자들은 엔저현상으로 인한 환차손 이익을 보기 위해 해외 인터넷 구매대행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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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업계서는 해외 구매대행으로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AS문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품 가격에 따른 관세 등도 고려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가전제품은 사후서비스 역시 중요한 품목 중 하나기 때문에 해외 구매대행을 통해 구입하면 AS 등 서비스를 받는데 불편한 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