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몸집은 커졌는데…‘LTE 양날의 칼’

일반입력 :2013/01/30 15:28    수정: 2013/01/30 15:49

정윤희 기자

지난해 LG유플러스가 LTE에 울고 웃었다.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절반으로 줄었다. LTE 가입자 증가가 무선부문 매출을 견인한 동시에, 시설 투자와 과다 보조금 경쟁으로 인한 마케팅비용 증가로 실적에는 양날의 검이 됐다.

LG유플러스는 30일 실적발표 공시를 통해 연결기준 총 수익(매출) 10조9천46억원, 영업이익 1천2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대비 18.7%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54.6%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LTE 네트워크 투자 및 신규 가입자 규모 증가에 따른 영업비용 상승을 영업이익 감소의 이유로 꼽았다. LTE 시설 투자 외에도, 신규 가입자 규모 증가에 따른 보조금 투입이 발목을 잡았다는 얘기다.

실제로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집행한 마케팅 비용만 총 1조7천544억원에 달한다. 전체 매출액의 25%를 마케팅에 쏟아 부은 셈이다.

■LTE, 무선 매출 견인…ARPU 상승효과

다행히 보조금 투입 효과는 있었다. 지난해 1천만건이 넘는 번호이동 건수 중 가장 많은 가입자를 끌어온 곳은 LG유플러스였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한 해 동안 약 50만명의 가입자가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들이 적게는 10만여명, 많게는 52만명 가량 가입자를 잃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무선 매출 역시 LTE에 힘입어 성장했다. LG유플러스는 전년 3조4천132억원 대비 16.6% 상승한 32조9천801억원의 무선 매출을 기록했다. 당장 4분기만 따져 봐도 전년 동기 대비 17.8% 성장한 1조390억원을 달성했다.

LTE 가입자 비중도 지난 2011년 55만7천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6%에서 지난해 43%까지 치솟았다.

고가 요금제 이용자인 LTE 가입자가 증가하니 자연히 무선서비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상승했다. ARPU는 이통사의 주요 수익 지표 중 하나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분기 ARPU 3만1천85원(접속료 및 가입비 제외)을 기록하며 지난 2011년 1분기부터 8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보조금 치킨게임…실적엔 악영향

다만 LTE 가입자 쟁탈을 위한 마케팅 비용은 영업이익에는 그대로 독이 됐다. 보조금 치킨게임 덕에 지난해 영업이익이 말 그대로 반토막이 났다.

해마다 마케팅 비용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늘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1년 매출 대비 마케팅 비용 비율이 23.6%였으나, 지난해에는 25%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선전비와 단말매출이익을 제외한 판매수수료(보조금 등)만 따져봐도 지난 2011년 1조8천281억원에서 지난해 2조1천517억원으로 17.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지난해 4분기는 방송통신위원회의 현장 조사 영향으로 직전 분기 대비 16.5% 감소한 4천175억원을 마케팅비로 지출하는 데 그쳤다.

현재 방통위는 지난해 10월~12월 동안 계속된 보조금 출혈경쟁에 대한 조사를 끝내고, 이통3사에 영업정지와 과징금 부과 조치를 내린 상태다. 영업정지 기간은 LG유플러스 24일, SK텔레콤 22일, KT 20일이며 과징금은 LG유플러스 21억5천만원, SK텔레콤 68억9천만원, KT 28억5천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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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지난 7일부터 영업정지 중이며, 31일부터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영업을 재개한다. 그러나 방통위에 따르면 영업정지 기간 중에도 이통3사의 보조금 가이드라인 위반율은 평균 31%에 달해 시장이 과열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성현 LG유플러스 금융담당 상무는 “올해는 IDC 등 신규투자를 통한 인프라 역량 강화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데이터 기반사업의 성장 및 클라우드 기업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올해 경영목표 달성 및 이익개선을 통해 회사와 주주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