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가 게임산업 규제 법안 철회를 공식 요구하면서 게임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게임산업 말살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일명 ‘손인춘 법’으로 부산시에 대한 업계의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성남시가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소신 있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24일 성남시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전환과 규제 법안 철회를 공식 요구한 것.
이날 성남시는 국내 게임 산업 규모가 10조원에 이르고, 문화콘텐츠 중 해외 수출 규모가 28억 달러에 이른다면서 게임 산업이 해외시장 개척의 주역이라고 소개했다. 또 게임 인력 규모가 5만 여명에 달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 게임이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한류 핵심 콘텐츠이자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을 주는 게임산업에 대한 추가 규제를 재고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성남시가 정부와 국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 있는 발언을 하게 된 배경에는 한국형 게임실리콘 밸리가 바로 판교를 중심으로 성남시에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판교에는 이미 스마일게이트, 위메이드, 웹젠, 카카오 등이 둥지를 틀었으며, 올해 게임업계 대부인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분당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글로벌게임허브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배경을 살펴보면 전체 게임산업의 60%가 넘는 3만여 명의 인력들이 성남시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고 있는 만큼 성남시 입장에서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에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성남시는 브리핑에서 “새 정부가 청년실업 해소와 5대 글로벌 킬러콘텐츠 집중 육성에 게임을 첫 번째로 내세웠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발의된 추가 규제법안은 산업 성장의 위축을 가져오는 전방위적 규제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게임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고자 성남시 자체적으로 글로벌 게임전시회를 기획해 성남시가 세계게임산업 허브로서의 역할을 향후에도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는 말로 부산에서 개최되는 지스타와 별개의 국제 게임 전시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무분별한 규제로 생존권 위협까지 받은 국내 게임업계는 이번 성남시의 발표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게임업계에 관심을 가져준 것 자체만으로 감사하다는 입장이다. 그 동안 게임업계를 대변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나선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반면 지스타 개최지인 부산시에 대한 게임업계의 불편한 감정은 아직 채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이번 게임 규제 강화안에 공동으로 이름을 올린 서병수(해운대·기장갑) 새누리당 의원이 법안 철회에 뜻이 없어서다.
뿐만 아니라 지스타를 통해 매년 1천억원 이상의 생산유발효과(2011 부산발전연구원 조사, 1년 기준)를 거두고 있는 부산시가 성남시만큼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은 점도 게임업계에 서운함을 더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성남시에 IT 정보통신쪽 기업들이 많이 몰려 있고 핵심인력들이 많다 보니 게임업계에도 많은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며 “산업에 대한 이해가 큰 것을 바탕으로 적극적인지지 의사를 밝혀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해관계를 떠나 그 동안 게임에 대한 무차별적인 규제에 모두가 침묵을 지키고 있을 때 성남시가 업계의 가치와 필요성을 인정한 데에 업계가 기운을 얻게 됐다”며 “업계도 게임의 역기능에 대한 대책의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국내 게임사들이 외국 기업들의 하청업체로 전락할지 모르는 현 시점에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는 반드시 재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스타 보이콧 논란은 최근 손인춘(새누리당) 의원 등 17명의 국회의원들이 지난 8일 발의한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 때문에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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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률안에는 기존 게임 셧다운제 시간을 확대하고, 여성가족부가 청소년 게임중독 치료 기금을 사업자로부터 강제로 징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업계는 “삼중 규제”,“‘게임산업 말살 정책”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특히 17명의 의원 중 지스타 개최지인 부산의 서병수 의원과 유기준 의원(서구)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메이드를 중심으로 한 지스타 보이콧 사태로 번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