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는 500ppi 까지도 구분 가능합니다.
풀HD 스마트폰 출시 경쟁에 휴대폰 적정 화소수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삼성 갤럭시S4, LG 옵티머스GK, 팬택 IM-A860 등 1분기 선보일 주요 5인치 휴대폰들이 400ppi 이상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ppi는 가로 세로 1인치 넓이당 보유한 픽셀 수를 뜻한다. 픽셀은 아주 작은 '점' 같은 개념이다. 하나의 픽셀은 하나의 색을 표현한다. 이 조그만 픽셀들이 촘촘하게 모여 전체 화면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점묘법'으로 유명한 19세기 신인상주의 화가 조르주 쇠라의 그림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5인치 풀HD폰은 기존 스마트폰 대비 인치당 픽셀수를 늘려 더 선명한 화질을 보여준다는데 집중한다. 화면이 커진만큼, 더 많은 픽셀을 집어넣을 충분한 공간이 생긴다는 것이다. 풀HD 스마트폰은 그간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고해상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해온 애플 아이폰을 뛰어넘을 카드로 여겨진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는 지난 11일 폐막한 가전전시회 CES 2013에 참석,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가 모바일 풀HD의 원년이 될 것이라 선언했다. 고가 스마트폰에선 440ppi 풀HD가 보급될 것이며, 그 이상 해상도의 제품도 준비는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잡스가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인간의 시각적 능력을 고려할 때 모바일서 300ppi 이상은 무의미하다고 했던 것도, 이제는 옛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자리에 동석한 여상덕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화소수 인식 능력은 연령대에 따라 다르다며 20대는 500ppi까지 구분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업계는 5인치 풀HD 스마트폰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열릴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풀HD 스마트폰은 오는 2017년까지 2억3천90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예상 출하량이 330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5년 내 100배 가까이 시장이 커지는 셈이다.
국산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스마트폰 대형화 바람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풀HD가 향후 시장 향방을 가를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한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마케팅인사이트 설문조사 결과 국내 휴대폰 사용자들은 휴대폰 구입시 '성능과 스펙'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스펙에선 특히 디스플레이와 액정 해상도를 최우선 기준이라고 답했다.
풀HD폰의 폭발적 성장은 애플 주도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를 예고한다. 애플은 지난해 4인치 크기 아이폰5를 선보였으나,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발철학을 감안하면 화면을 5인치까지 키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시각적 능력을 고려할때 4인치 이하 화면에서는 330ppi 이상 화소가 불필요하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 시장 패러다임이 '초고해상도'로 갈 경우 애플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다만 풀HD 스마트폰의 가치에 대해선 논란이 많다. 아직까지 풀HD를 구현할 수 있는 모바일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개발자들 입장에선 풀HD와 HD 콘텐츠를 별도로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긴다. 화질이 좋아질수록 배터리 소모량이 늘어나며, 이를 처리할 모바일애플리케이션(AP) 성능도 개선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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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반 사항의 뒷받침이 없는 상황에서 풀HD 스마트폰을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는 것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지출만 늘리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근소한 해상도 차이가 사용자 경험에 큰 차별점을 가져오지 않는데 무리하게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것이 결국 스마트폰 가격 올리기에 다름 아니냐는 것이다.
한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 경쟁으로 시장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 바람직한지 모르겠다라며 풀HD 스마트폰은 제조업체들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으로 보이기도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