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패드 인기 시들...LGD 패널 감산

일반입력 :2013/01/15 15:26    수정: 2013/01/15 16:47

정현정 기자

아이패드 미니가 기존 9.7인치 아이패드의 인기를 넘어서면서 디스플레이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태블릿 시장 판도 변화에 따른 주력 패널 품목의 교체까지 점쳐진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아이패드 수요 부진에 따라 국내외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사들이 9.7인치 패널 감산에 돌입했다. 당장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 9.7인치 아이패드용 패널 생산을 대폭 줄일 전망이다.

이는 아이패드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한 가운데 애플이 재고조정에 나서면서 아이패드용 패널을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제조사들도 공급량 조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아이패드 미니는 당초 시장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인기에 7.9인치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도 활발한 흐름을 보이면서 디스플레이 업계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LG디스플레이의 9.7인치 패널 출하량에 거의 전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 “9.7인치 아이패드 판매량이 예상에 못미치면서 선구매 패널 재고를 소화하기 위한 재고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대를 밑도는 9.7인치 아이패드의 인기에 애플이 기존에 주문한 패널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신규 주문을 줄이면서 올해 1분기 패널 신규 생산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당초 9.7인치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 판매량이 7:3 수준의 비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1:9 수준까지 역전된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당초 4분기 9.7인치 아이패드용 패널 출하량을 1천730만대로 예측했으나 이를 1천350만대로 하향조정했다. 올해 1분기 전망치는 역시 1천314만대에서 978만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2분기와 3분기 출하량도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1천만대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이패드 미니용 7.9인치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4분기 961만대에서 1분기 1천104만대로 늘어나 2분기 1천348만대, 3분기 1천678만대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부터 7.9인치 패널 출하량이 9.7인치 제품 출하량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까지는 9.7인치와 7.9인치 출하량이 각각 1천350만대와 961만대를 기록했지만 이 숫자가 1분기 들어 978만대와 1천104만대로 역전되면서 7인치 화면이 줄곧 우위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월별로는 이미 추세가 역전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부터 생산이 시작된 아이패드 미니용 7.9인치 패널은 지난해 11월 기준 월별 생산량이 302만4천대로 304만9천대를 기록한 9.7인치 패널 출하량을 근접하게 따라잡았다.

올해 아이패드 미니용 패널 주문량이 9인치를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은 앞서 제기됐다. 지난달 타이완 디지타임스는 4분기 9.7인치 아이패드용 패널 주문량이 전분기 대비 2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아이패드 미니용 패널 출하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아이패드 판매량 중 아이패드 미니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9.7인치 아이패드 판매량은 아이패드2와 아이패드4를 합쳐도 아이패드 미니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패드 미니가 출시되면서 기존 9인치 아이패드 수요를 잠식한 데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하이엔드급 제품의 판매가 주춤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아이패드4가 기존 뉴아이패드나 아이패드2와 차별화 포인트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미니가 출시되면서 9인치대 패널 출하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한편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5 판매량도 당초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아이폰5용 패널 감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플이 당초 1분기 동안 총 6천500만대의 아이폰5용 LCD 패널을 주문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이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일 것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재팬디스플레이와 샤프 등 패널 제조사들은 기존 40~80% 수준으로 생산량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메모리와 배터리 등을 납품하는 세이코 엡손과 무라타제작소, TDK 등도 1월부터 아이폰용 부품 수주가 반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