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6개 구단으로 시작한 프로야구가 올해로 32년째를 맞았고 2012년 관중 수는 무려 715만명으로 우리나라의 국민스포츠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올 3월부터는 9개팀으로 운영되며, 2015년부터는 10개팀이다. 1936년 발족한 일본의 프로야구나 1901년에 발족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미국에 비해 30년 이라는 짧은 한국의 프로야구 역사 치고는 장족의 발전을 했다.
이렇게 프로야구가 국민스포츠로 자리잡은 비결은 뭘까? 대답은 너무 간단하다. 관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
롯데자이언츠는 야구를 통해 건전 여가문화를 형성하는데 큰 몫을 했다. 롯데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은 야구경기가 있는 날이면 열정적인 부산/경남 시민들의 훌륭한 놀이터,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노래방으로 변했다.
남성 전유물이던 프로야구에 여성, 가족관객 유치하기 위해 두산 베어스는 '여왕일'을 정해 여성에게 입장권 할인과 경품(항공권ㆍ식사권) 제공 혜택을 주고, SK와이번스는 '야구장으로 소풍가자'며 홈구장인 인천 문학구장에 '여성전용 파우더룸'을 만들었다.
문학구장엔 '바비큐존'과 잔디밭 초가정자(8인석) 등을 마련, 가족 • 연인 • 직장인들이 나들이 및 회식 장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두산과 LG의 홈구장인 잠실구장은 프리미엄석을 마련, 도시락을 먹으며 볼 수 있게 하는 한편 여성 화장실을 대폭 확충했다.
서울 목동구장도 리모델링을 통해 1만600석에 팔걸이와 컵받침을 설치하고 장애인 관람석과 보호자석을 배치했다. 여기에 삼성과 KIA,과거 1 • 2위를 다툰 SK와 두산, 롯데와 LG의 순위 싸움 등이 특정구단과 선수를 응원하는 남녀노소 모두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탄탄한 콘텐츠와 잠재고객 유인책, 꾸준한 환경 개선으로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다른 부문도 다를 리 없다.
여기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매달,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4강 진출 등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했던 프로야구 선수들의 노력은 프로야구 역사 31년만에 700만 관중이라는 기록을 세우기에 충분했다.
1월11일 프로야구 10구단이 창단될 예정이다. 야구 전문가들은 10구단이 창단되면 관객 1000만 시대도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프로야구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뭘까? 어떻게 10구단을 선정해야 관객 1000만 시대를 열 수 있을까?
프로야구는 정치나 지역안배의 논리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흥행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의 영역이다. 프로스포츠팀은 흥행이 되지 않고 수익이 나지 않으면 존폐의 위기로 직결된다. 한 구단의 존폐 문제는 프로야구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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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현대그룹은 재정악화를 이유로 현대 유니콘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KBO에 매각을 요청했다. 그러나 매각은 쉽지 않았고 2008년 초 잇따라 유니콘스의 매각이 실패하자 프로야구선수협회는 현대 문제를 한국야구의 최대 위기로 규정하고 적극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투자전문회사인 센테니얼에 인수해 우리 히어로즈가 출범했지만 재정난 문제로 희망 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 만큼 프로야구는 시장성과 야구단 운영 능력이 매우 중요한 스포츠다.
이제 다시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1000만 관중은 현실이 될 수도 있고 일장춘몽이 될 수도 있다. 야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2008년에 있었던 일들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