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이 입박한 가운데, 여당인 새누리당 측이 게임산업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게임산업을 정부의 성장 동력으로 꼽았지만, 새누리당 일부 의원이 셧다운제를 강화하는 법률안을 기습 상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 등 친박계를 포함한 의원 17인이 셧다운제 확대와 게임중독 기금을 게임업체에게 강제 징수하는 내용을 담은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각각 발의했다.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을 보면 3년마다 정부가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국무총리 소속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위원회’를 둔다는 것이 골자다. 또 이 법률안에는 청소년의 게임 결제는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게임 아이템거래는 전면 금지되는 내용, 셧다운제 시간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확대하는 내용도 담았다.
기금 강제 징수 내용도 있다. 인터넷게임중독치유센터를 설립해 이에 대한 비용 마련의 근거를 여성가족부가 마련한다는 것. 이 법안이 통과하면 여성가족부 장관은 인터넷게임 관련 사업자에게 연간 매출액의 100분의5 이하의 범위에서 인터넷 게임 중독 치유 부담금을 강제로 징수할 수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게임업계는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에게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 대부분의 게임업계 종사자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자마자 게임산업 죽이기에 나섰다며 우려했다. 이중규제에 이어 삼중규제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무엇보다 셧다운제(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의 게임접속을 원천 차단하는 제도)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음에도 이를 확대한다는 점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게임업계와의 소통 없이 매출액 일부를 기금으로 걷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것은 독재 정권의 시작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기금 추징은 지난 2011년에도 논란이 일었다. 당시 업계는 여성가족부가 축소된 기금을 게임업체로부터 충당하기 위해 셧다운제를 추진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번에 또다시 기금 추징 이슈가 수면위에 올라온 만큼 그 배경에 다시 한번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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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각은 친박계 의원들이 박 대통령 당선자와의 기조와는 어긋난 다른 행보였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 후보 시절인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개최된 게임전시회 지스타를 방문 “셧다운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으며, 단점의 전향적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발의된 법안이 현실화 된다면, 게임 사업을 포기하라는 얘기” “일부 친박계 의원의 게임 산업 죽이기는 박 당선자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 “매출에 따른 기금 추징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여가부, 문화부의 셧다운제 이중규제 때문에도 힘든데 친박계의 삼중규제안이라니 씁쓸하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