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3]절박한 日, 맹추격 中, 느긋 韓

일반입력 :2013/01/09 08:15    수정: 2013/01/09 18:18

남혜현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남혜현 기자>환호와 아쉬움이 엇갈렸다. 일본 TV업체 이야기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3’에서 나란히 56인치 초고해상도(4K·UHD) OLED TV를 선보였다. 삼성·LG보다 1인치 큰 OLED 화면에 4K를 결합한 첫 제품이다.

현지 언론의 눈은 파나소닉보다 하루 앞서 4K OLED TV를 내놓은 소니에 몰렸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기대하라며 장막을 걷었지만, 4K OLED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오류를 나타내는 ‘블루 스크린’만 띄웠다. 부활을 꿈꾸는 소니로선 크게 체면을 구긴 셈이다.

샤프는 85인치 8K TV를 내놨다. 한국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은 4K보다 해상도가 2배 가량 높다. 4K 콘텐츠도 찾아보기 힘든 시점에 던진 8K 승부수는 샤프가 TV 시장 리더십을 되찾기 위해 어느 정도 애를 쓰고 있는지 알게 한다. CES 개막 첫 날 샤프 부스는 8K TV를 구경하기 위한 관람객들로 발 딛을 틈 없이 붐볐다.

일본 업체들이 그냥 OLED도 아닌 4K OLED를 서둘러 전시한 것은 상황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다. 지난 8년간 세계 TV 시장은 한국 업체들이 주도했다. CES같은 글로벌 가전 전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한국 기업들의 주도 하에 이뤄졌다. 그 사이 일본 기업들의 TV 시장 점유율은 계속해 하락, 부도를 걱정하는 처지까지 놓였다.

때문에 올해 CES에서 소니와 파나소닉이 던진 메시지는 “우리가 한국보다 기술적으로 앞섰다”다. 삼성과 LG는 지난해 누구보다 빨리 55인치 OLED TV를 공개했지만, 양산까지 거린 시간은 예상보다 길었다. LG전자가 올해 초 국내 시장을 겨냥해 OLED TV를 출시했을 뿐이다. 삼성전자는 OELD TV 출시로 올 상반기를 내세웠다.

중국 업체들은 OLED 대신 초고해상도(UHD)에 초점을 맞췄다. 하이신, TCL 등이 110인치 4K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110인치 UHD TV를 공개한 것과 같은 시점이다. 하이얼과 청홍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85인치 UHD TV를 전시하며 기술 경쟁에 합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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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양끝이 오목하게 휘어진 '곡면 OLED TV'를 준비해 일본과 중국의 허를 찔렀다. 국내 업체들이 특별한 신제품을 선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었다. 양사가 앞다퉈 세계 최초를 부르짖은 이 제품은 기존 OLED TV의 양끝을 둥글게 말아 시청 몰입감을 극대화한 기술이다.

양사 모두 곡선 OLED TV를 시제품으로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평면 OLED TV와 함께 곡선형 제품도 양산,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자사 곡선 OLED TV가 평면형과 마찬가지로 5mm 두께로 얇게 만들어졌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