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스마트워크'를 화두로 새해 공공부문 시장의 매출 성장 가능성을 자신했다. 지난해 정부의 국산·공개소프트웨어(SW) 도입 강화 방침에 대해서는 공정경쟁 보장을 강조했다.
현재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국방부 등 정부기관들은 해당 부처 정보시스템에 국산이나 공개SW 도입 의지를 키우며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다. 국내 SW중소기업의 공공정보화사업 기회 지원과 인증업체 우대, 기존 도입한 SW라이선스 문제 제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공개SW 도입 확대 고려, 국방분야 국산SW 활용방안 검토 등이 그런 사례다.
이에 따라 MS는 올해 공공부문 사업에서 다소 불리한 상황에 처할 것으로도 보인다. 회사가 공개SW나 국산SW가 아닌 글로벌 상용SW업체이기 때문이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MS의 주력제품인 PC용 윈도 운영체제(OS)와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이 기존 공공부문 시장에서 포화상태라 추가 사업기회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한국MS측은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MS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내 공공부문 SW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진단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에게 공공부문은 여전히 미개척 상태로 남아있고 아직 매출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스마트워크'로 표현되는 조직업무 효율화 사업을 꼽았다. 공무원 100만명 규모인 우리나라와 비슷한 다른 나라 사례가 판단의 근거다. 이를 실현할 SW시장이 기본적으로 꾸준히 성장, 발전하며 하드웨어(HW) 성능 개선과 맞물려 그 흐름에 속도를 더한다는 설명이다.
■MS 공공부문 정체 'NO'…스마트워크가 해법
한국MS는 스마트워크 대응을 비롯한 신시장 개척에 나서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SW 시장은 꾸준히 성장, 발전하고 HW 성능 개선에 따라 업그레이드해간다며 공무원수 100만명을 둔 정부가 업무 효율화를 고려시 스마트워크로 나아가야 할 숙제가 남았고 이는 MS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에게 상당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MS 전략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세부적으로는 클라이언트와 서버 솔루션 등 기존 패키지SW 업그레이드 수요를 염두에 뒀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 업무환경을 혁신하고 비용절감을 달성하는 방안으로 자사 제품 최신버전에 강화된 기능과 성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MS 기술과 기존 스마트워크 시장에서 성장중인 타사 제품과의 연계, 상호운용성이 변수다. 국내 출시된 오피스2013에 부가기능을 설치해 한글과컴퓨터의 HWP문서형식 최신버전을 읽고 쓸 수 있게 했다는 점이 보기 드문 경쟁기술 수용 사례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 점유율이 큰 안드로이드나 iOS용 오피스 애플리케이션 출시설이 돌고 있지만 제품이 실재하는지, 언제 출시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MS 몫' 있을까
사실 정부가 스마트워크에 집중 투자할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 기회가 'MS의 몫'이라 단정할 상황은 아니다. 가급적 외산SW를 국산으로, 상업용SW를 공개로 전환 도입하려는 뜻을 밝힌 사실은 한국MS 입장에 불리하게 비친다.
일단 스마트워크 솔루션을 좁은 의미로 해석하면 시공간적 업무 제약을 넘어서는 '모바일오피스' 도입을 떠올리기 쉽다. PC와 연결되는 스마트폰, 태블릿 기기에서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MS가 취약한 분야라 직접적 성과로 연결짓기 어려워 보인다. 어쩌면 모바일 대응 솔루션 자체의 기회보다는 스마트워크 대응에 따라 늘어날 서버, 시스템인프라 구축, 데스크톱 OS, 가상화 사용자 규모에 따른 터미널 및 프로토콜 라이선스료 관련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
MS가 구체적인 매출 발생 요인을 꼽진 않았다. 대신 각 정부부처가 사실상 국산SW도입에 한목소리를 내도록 이끈 SW저작권과 라이선스 위반 사항에 대한 사용료 청구활동 방침을 현행대로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최근 회사가 향후 클라우드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이나 수익 다각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주력 사업모델은 저작권과 라이선스 대가 비중이 압도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 SW구매수요 정책 가운데, 시스템구축 보다 패키지SW도입을 우선 고려하는 방침은 MS 사업에 도움이 될만한 부분이다. 한국MS도 정부가 시스템구축 일변도에서 기성 SW 도입으로 전환하는 태도를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이라 평했다. 대신 국산과 외산, 공개와 상용SW를 구분하기보단 실제 SW가 제공하는 가치를 종합 고려해 선택할 가능성을 모두에게 열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MS SW 제값주기 긍정적…국산·공개SW 편애 말길
한국MS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시스템구축 위주에서 패키지도입으로 방향을 튼 이유에 대해 시스템통합(SI)보다 이미 검증을 거친 패키지SW를 쓰면 생산성과 능률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며 국산이든 공개SW든 공정한 경쟁을 전제했을 때 MS의 SW가 생산성을 높이고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면 기회는 열린 것이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향후 정부의 방침이 가속되더라도 제품 경쟁력과 비교우위를 강조해 나갈 방침이다. 또 공개SW냐 아니냐, 국산이냐 아니냐를 논하기보단 MS가 개방적 생태계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SW산업과 국가경제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여느 국산 또는 공개SW와도 경쟁해도 그 효용가치가 제값을 한다는 점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길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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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외국 상용SW업체 제품을 써온 공공기관들이 국산 및 공개SW 도입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변수다. 기존 환경에 대한 유지관리 및 업그레이드 수요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대대적인 시장 이탈이 벌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다만 그 속도는 공공부문 고객들이 SW저작권과 라이선스 대가로 느끼는 부담이 클수록 빨라질 수 있다.
한국MS가 말하는 경쟁력에는 자체 기능과 성능에 대한 우월함뿐 아니라 이미 갖춰진 시스템과의 연계성도 작용한다. MS의 경쟁우위는 경쟁 제품 대비 기존 환경과의 호환성, 운영 안정성, 사용자 관점에서 익숙하게 다뤄온 기술에 대한 편리함, 기존 시스템에 대한 기술적 '종속성'이나 '의존성' 관계도 포함한다는 얘기다. 이런 측면에 MS가 공공부문에서 추가 성장기회를 발굴할 여지를 남겼다면 그 성공여부를 주목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