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표절 의혹 게임 등장에 “법적 조치 고민”

일반입력 :2013/01/04 10:15    수정: 2013/01/04 11:20

넥슨이 개발한 게임을 표절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모바일 게임이 등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임램프사가 개발 중인 모바일 게임 ‘허스키몬’이 넥슨 데브캣스튜디오가 개발한 ‘허스키익스프레스’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표절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번지고 있는 허스키몬의 허스키익스프레스 표절 논란은 자칫 법적 공방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 넥슨 측이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추후 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허스키익스프레스는 2011년 4월 서비스가 종료된 작품이다. 오픈 당시 이색적인 소재와 동화 같은 배경으로 화제가 됐던 이 게임은 비록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약 21개월 만에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저작권 등 모든 권리는 현재 넥슨에게 있다.

허스키몬은 게임램프에 소속된 7명의 인력들이 만든 모바일 게임으로, 오는 4월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비공개 테스트 또는 공개 서비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회사는 현재 허스키몬을 알파버전까지 개발한 상태며, 퍼블리셔와 투자사를 찾고 있는 단계다.

게임램프 측이 제공한 자료를 살펴보면 두 작품은 게임명과 BI(Brand Image) 디자인뿐 아니라, 전체적인 느낌과 주요 시스템 등 포괄적인 부분에서 유사해 보인다. 개썰매라는 소재와, 이용자가 교감을 통해 썰매개를 성장시키고 교역을 하는 점 등이 흡사해 보이는 것.

그래픽과 캐릭터를 살펴보면 허스키몬이 허스키익스프레스보다 상대적으로 단조롭긴 하지만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모바일 게임 특성상 그래픽 품질을 낮추고 단순화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체적인 느낌과 색감은 허스키익스프레스와 유사하다. 그림 속에 나타난 캐릭터의 소품과 포즈 역시 마찬가지.

특히 교역을 통해 돈을 벌고, 이 돈으로 캐릭터와 썰매개 등을 성장시켜가는 방식도 두 게임은 상당 부분 닮아 있다. 또 썰매견을 육성하거나 성장시켜 각종 스킬과 특기 등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도 허스키몬이 허스키익스프레스와 비슷한 부분이다.

이 외에도 타 이용자들끼리 경쟁할 수 있는 요소인 레이싱 모드도 두 게임이 똑같이 갖추고 있다. 서로의 기록으로 높은 순위를 다투는 방식의 이 모드는 허스키익스프레스가 이용자 간 경쟁을 유도하고자 넣었던 콘텐츠였다.

허스키몬이 허스키익스프레스와 다른 부분은 교배 및 마을 성장 시스템이다. 그러나 두 썰매개의 교배를 통해 새로운 강아지를 탄생시킬 수 있는 교배 시스템도 넥슨 측이 허스키익스프레스 서비스 당시 검토 중이던 콘텐츠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교역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등의 기본적인 시스템은 이미 많은 MMORPG들이 채택한 시스템이지만, 개썰매를 소재로 전체적인 디자인과 게임 구성을 유사하게 해 놓은 점 등은 표절 의혹의 근거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허스키몬의 허스키익스프레스 표절 의혹에 게임램프 측은 “서로 다른 게임”이라는 입장이다. 유사한 부분이 있어 보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차이가 난다는 주장이다. 또 개발자들이 이미 서비스 종료한 허스키익스프레스를 한 번도 즐겨본 적 없는 만큼 표절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게임램프가 실수로 공개한 게임 소개서 자료를 보면 이 회사가 허스키익스프레스를 상당부분 참고한 흔적이 발견된다. 파워포인트 문서로 만들어진 허스키몬 소개 자료에 허스키익스프레스 스크린 샷이 대거 사용된 것.

이에 대해 게임램프 관계자는 “그래픽 쪽에서 참고로 사용했을 뿐 게임소개서에 들어있는 허스키익스프레스 사진은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고 스크린 샷을 찍은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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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추후 법적 문제가 예상된다는 우려에 “서비스 초반 유사해 보이는 부분 때문에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허스키몬은 모바일용이고 실제 게임 내용도 다르다”면서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지만 출시 후 문제가 발생한다면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넥슨 측은 “허스키 몬의 경우 아직 공개(출시) 버전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보니 공식 답변이 어렵지만 현재 공개된 내용으로만 판단하면 허스키 익스프레스와 유사한 부분이 많이 확인된다”며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법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