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美특허 소송 "배상액만 남았다"

일반입력 :2012/12/18 14:57    수정: 2012/12/18 17:37

남혜현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26종에 대한 영구 판매 금지 요구를 기각한다. 비행 혐의를 받았던 벨빈 호건 배심원장 문제도 더 이상 논의하지 않는다. 때문에 새로운 소송 요청은 기각한다

17일(현지시간) 루시 고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판사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최종 심리 전 각각 주장했던 요구 사항을 모두 기각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일 대 일, 무승부 판정을 받은 셈이다.

이날 판결은 양사간 특허 소송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세가지 쟁점 중 2가지 사안에 대한 것이다. 자잘한 이슈를 제외한다면, 이제 남은 굵직한 판결 거리는 소송액 재산정 하나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이날 미국 내 스마트폰 판매 영구 금지란 가장 큰 불을 껐다. 제품 판로가 막히는 것은 삼성이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삼성 갤럭시 브랜드에도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한숨 돌린 삼성에 남은 과제는 배상액을 얼마나 줄이는가다. 지난 8월, 미국 배심원들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과 상용 특허를 침해했으니 총 10억5천만달러, 우리 돈으로 1조1천25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물라고 평결했다.

이같은 배심원 평결에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기 불만을 토로했다. 삼성전자는 배심원들이 특허 침해를 인정하지 않은 제품에도 배상액을 책정한 만큼, 평결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겠단 입장을 보였다.

지난 6일 열린 최종 심리서, 삼성전자 측은 잘못된 배상액 산정의 예로 '갤럭시 프리베일'을 들며 애플을 압박했다. 배심원들이 잘못된 계산으로 프리베일에 배상액을 5천790만달러나 매겼다는 것이다.

당시 고 판사는 배심원들이 프리베일에 책정한 손배액을 법적으로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삼성측에 프리베일에 대한 합리적 로열티 계산이 이뤄지면 괜찮겠느냐고 물어 배상액 재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대로 애플은 배상액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과 상용 특허를 고의적으로 침해했으니 징벌적 성격의 벌금을 추가, 배상금에 1억2천100만달러(약 1천300억원)을 추가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

애플 측 변호인 맥켈리니도 최종 심리서 삼성은 애플의 최대 공급업체고, 따라서 애플은 삼성에 문서를 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삼성은 애플의 특허를 베꼈다고 공격했다.

고 판사는 연내 양사간 1차 특허 본안 소송의 일부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배상액 재산정 문제도 이르면 연내 판결이 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다만 양사간 특허 소송은 앞으로도 계속될 공산이 크다. 미국 특허 소송만 놓고 보더라도 갈 길이 멀다. 1차 본안 소송이 마무리 되도 양사가 항소할 가능성은 크다. 이어 아직 심리도 시작하지 않은 2차 본안소송이 기다리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각각 지난 2월과 4월, 상대편 모바일 기기들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별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소송엔 아이폰5, 아이패드 미니, 갤럭시S3 등 양사 주력 신제품이 대거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