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헤드폰 급성장 "올해만 같아라"

일반입력 :2012/12/11 11:04

김희연 기자

올해 이어폰·헤드폰 인기는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기존 저가 이어폰 중심의 국내 시장에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고가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했다. 단순 음악 감상용 뿐 아니라 패션소품으로도 각광받기 시작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몬스터를 비롯한 글로벌 헤드폰 전문업체들의 국내 시장공략 역시 본격화되면서 시장은 더욱 활성화됐다. 스마트폰 제조사 역시 높아진 사용자 수준을 맞추기 위해 번들 이어폰 성능 향상과 디자인을 개선했다.

이어폰업계 한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올해는 저가 이어폰보다는 초고가 이어폰 제품 위주의 시장이 활성화되는 분위기였다”면서 “또한 유명 스타나 고급 브랜드 등과 함께 협업한 제품 등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고가 시장이 무르익은 해였다”고 밝혔다.

■이어폰·헤드폰, 칼국수줄 열풍

이어폰, 헤드폰 제품을 사용할 때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했던 점을 꼽으라면 단연 잦은 단선과 줄꼬임이다. 이는 기존에 출시됐던 다수 제품들에 적용된 라운드형 코드의 특징이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내구성과 줄꼬임을 최소화해 사용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일명 칼국수줄이라고 불리우는 플랫코드 제품을 대거 출시하기 시작했다. 디자인은 물론 제품 내구성도 튼튼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높은 가격대에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칼국수줄의 가장 큰 장점은 이어폰, 헤드폰의 줄꼬임을 줄여준다는 점이다. 면이 납작한 칼국수줄은 마찰을 최소화해줘 줄꼬임이 적어 기존 형태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줄꼬임이 지속되면 선이 끊어지기도 쉽지만 이를 줄여줘 기존 제품보다 내구성이 강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코드는 표면에 미세한 홈을 만들어 마찰을 더욱 줄여주는 것이 특징이며 최근에는 톱니모양 코드도 등장해 표면에 홈이 줄이 꼬이더라도 쉽게 풀 수 있도록 해준다”면서 “겉으로는 업체마다 똑같은 코드로 보이겠지만 선을 배열하는 방식은 업체마다 달라 기술 경쟁력이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폰·헤드폰도 ‘패션시대’

이어폰, 헤드폰이 인기를 끌면서 제품 차별화를 위해 업계는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때문에 젊은 층에서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 패션 소품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늘었다.

올해는 제품의 새 기능보다는 화려한 색상과 다양한 재질을 이용해 액세서리를 돋보이는 디자인을 강조한 제품들이 출시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오히려 음질보다는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기능이 강조하는 사용자들도 많았다.

이어폰·헤드폰이 패션소품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칼국수줄의 등장이 큰 역할을 했다. 기존 코드에 비해 보이는 면적이 커지면서 다양한 색상을 연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어폰업체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줄이 얇아 색상이 제품 구매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지만 칼국수줄의 등장으로 성능보다 디자인인과 색상이 판매량에 더욱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업체, 국내시장 확대일로 “신났네”

국내 초고가 이어폰·헤드폰 시장이 열리면서 올 한 해 해외 브랜드 제품이 국내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참신한 디자인을 앞세운 제품 라인업을 보유한 업체들이 선전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GfK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니는 제품 성능은 물론 다양한 디자인 제품을 내놓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판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소니의 국내 사업은 올해 만원 안팎의 저가 제품에서 벗어나 고가 이어폰·헤드폰 제품 판매에 박차를 가했다. 독자적 기술로 개발한 밸런스드아마추어(BA) 드라이버를 탑재한 XBA 이어폰 시리즈를 비롯해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갖춘 헤드폰이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글로벌 전문업체들의 국내 진출도 이뤄졌다. 헤드폰 제조업체인 몬스터가 닥터드레 헤드폰으로 국내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아예 국내 지사를 설립했다. 기존에 국내 출시되지 않았던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국내서도 대거 선보이며 공격적인 사업 행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헤드폰 시장이 열리면서 국내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면서 “그만큼 시장 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제조사, 번들 이어폰도 “신경 좀 썼네”

삼성, LG,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높아진 사용자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번들 이어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제조사들에 차별화 경쟁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시도를 한 것은 애플과 LG전자다. 애플은 아이폰5 출시와 함께 새로운 번들 이어폰인 ‘이어팟’을 선보였다. 기존 이어버드 디자인을 새롭게 바꿔 둥근 항아리 형태의 오픈형 이어폰을 공개했다. 독특한 디자인은 물론 착용성이 좋아 격렬한 운동을 하더라도 귀에서 쉽게 빠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관련기사

LG전자가 옵티머스G 출시와 함께 선보인 번들 이어폰인 일명 지어폰 역시 휴대폰를 뛰어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제공하는 이어폰임에도 불구하고 별도 구매가 줄을 이었으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며 화제가 됐다.

옵티머스G 번들 이어폰은 기존 제품에서 보지 못했던 플랫코드를 사용해 색다른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