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폰·이어폰 '에이징' 정말 효과 있을까?

일반입력 :2012/11/12 09:30    수정: 2012/11/12 11:33

김희연 기자

초고가 이어폰·헤드폰 인기로 고음질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마니아들은 조금이라도 더 뛰어난 소리를 듣고 싶어한다. 진동판을 흔들어 보다 넓은 음역대의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명 에이징(Aging)이 성행하고 있는 이유다.

에이징은 또 다른 말로 번인(burn-in)이라고도 한다. 새 이어폰·헤드폰을 구입하면 딱딱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진동판을 유연하게 하기 위해 저출력부터 고출력까지 골고루 자극을 주어 넓고 다양한 대역의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쉽게 말해 제대로 된 소리를 내기 위해 준비운동을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새 제품을 구입한 후 실시하는 에이징에 대한 효과에 대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사실 상당히 해묵은 논쟁이지만 최근 신제품이 다수 쏟아지면서 관련 커뮤니티에서 다시 논쟁이 촉발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로 에이징을 한다고해서 무조건 음질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제품에 사용된 진동판 재질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서 효과는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특히 저가 이어폰·헤드폰의 경우는 에이징을 하더라도 특별한 성능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고가의 BA(Balanced Armature)제품의 경우는 유닛 자체가 달라 에이징이 전혀 필요 없다.

다만 다이나믹 유닛을 사용하는 제품의 경우는 다소간의 효과는 인정받는 분위기다. 다이나믹 유닛의 경우는 자석이나 코일을 움직여 진동판을 통해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에이징을 통해 이를 유연하게 해주면 고른 음역대를 자극해 진동판을 활성화시켜 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음질 자체가 주관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직접 비교도 쉽지 않고 선호하는 음역대 역시도 달라 음질향상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운 부분이다”면서 “그러나 마니아들의 경우는 미세한 차이지만 자신의 취향에 맞게 에이징을 해서 선호하는 음색을 찾아 듣는 사람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에이징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에이징 지지자들이 소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음역대가 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선택하는 것이다. 정해진 시간은 특별히 없지만 일반적으로 볼륨 크기마다 10시간 정도 음악을 재생해 주면 에이징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볼륨 크기별로 5분가량 멈췄다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 제품에 무리를 주지 않고 에이징할 수 있는 방법이다.

관련기사

에이징을 할 때 가장 주의해야할 점이 하나 있다. mp3형식의 음악 파일로는 에이징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mp3는 음의 일부를 압축하고 왜곡해 파일 사이즈를 줄여주는 압축포맷을 지원해 원음 그대로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wav 파일을 지원하는 재생기기를 이용해 에이징하는 것이 가장 좋다. 최근에는 음악애호가들을 위해 간편하게 에이징을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도 나왔다. 각 운영체제 스토어에서 에이징만 검색하면 다운로드 가능하다.

소니코리아 한 관계자는 “에이징에 효과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면서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청음범위인 20~2만헤르츠 구역 주파수를 지원하는 제품이어야 하며 사용된 드라이버, 케이블 등 종류 및 재질과 제품별 음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