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OLED 투자 재개…연말 통큰 발주

일반입력 :2012/12/10 17:06    수정: 2012/12/11 10:12

정현정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한 동안 지연됐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재개했다. 총 2조원 규모의 대규모 증설투자에 대한 장비 발주가 속속 시작되면서 장비업계에도 단비가 될 전망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까지 5.5세대 OLED 확장 라인에 투입되는 관련 장비를 납품하는 협력사들과 속속 공급계약 체결에 나서고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에스에프에이(SFA)와 원익IPS는 삼성디스플레이와 각각 1천515억원 및 222억원 규모의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에스에프에이는 OLED 라인에 들어가는 물류장비를, 원익IPS는 건식식각장비(드라이에처)를 각각 수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아이씨디와 HB테크놀로지가 각각 235억원, 217억원 규모의 관련 장비 수주를 발표했다. 아이씨디는 드라이에처를, HB테크놀로지는 저온폴리실리콘(LTPS) 광학검사장비를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게 된다.

전공정 장비 위주의 장비 발주를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OLED 관련 증착 및 봉지장비를 비롯해 리페어 장비와 세정장비, 검사·측정 장비 등의 추가적인 발주가 전망된다.

이번에 발주된 장비는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의 5.5세대 A2공장의 확장라인(A2E)에 반입된다. A2E 라인은 5.5세대 유리투입기준 월 3만2천장의 AM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8천장 규모의 라인 4개가 들어설 전망이다. 이번 장비 발주 규모는 총 2조원 규모로 파악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까지 장비반입을 마무리 짓고 이르면 2분기 말 혹은 3분기 초부터 A2E 라인 양산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A2 라인의 월 생산능력(CAPA)이 7만2천장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부터 A2 라인에서 생산되는 5.5세대 패널 물량은 월 10만장을 넘어서게 된다.

그 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신규 투자 관련 사항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공시 기준을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장비 발주 금액을 제한해왔다. 하지만 올 한해 관련 투자가 지연되면서 장비협력사들이 어려움을 겪은 데다 늘어나는 스마트폰용 패널 수요도 겹치면서 연말 대규모 장비 발주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그 동안 A2E 투자 역시 2개 라인에 대한 장비 발주를 먼저 진행한 후 내년 상반기 A2E 후반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이 같은 이유로 4개 라인에 대한 동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장비 업계에서는 증설 투자 중 중 세세한 부부에 대한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큰 틀에서 투자는 일단락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장비업계 관계자는 “올해 장비업계가 어려움을 많은 어려움을 겪은 만큼 상생 차원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측이 전향적인 검토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비업계 전반적으로 1~3분기에 비해 4분기 매출 실적이 다소 상향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같은 영향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재개가 그 동안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OLED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를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OLED 산업 전반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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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재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OLED산업 성장에 대한 의구심으로 관련 투자가 지연되고 LCD가 OLED 대비 뛰어난 디스플레이 품질과 낮은 가격의 장점으로 OLED 시장을 다시 잠식할 것이라는 시장 우려가 높았다”면서 “이번 투자로 인해 부정적이었던 OLED 산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고 중장기적인 OLED 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유효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대표이사 교체와 맞물려 OLED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5일 김기남 종합기술원장(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겸 OLED 사업부장으로 내정했다. 김 사장이 삼성 내 대표적인 기술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플렉서블 및 OLED TV 등 기술 난제를 극복하고 OLED 사업부문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