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기는 기업 경기…서버 최악의 불황

일반입력 :2012/12/03 11:03    수정: 2012/12/03 11:54

국내 기업들의 경제심리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갈수록 악화되는 모습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여온 서버업체들이 '10년 내 최악의 불황'이라며 비명을 지른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한국은행의 '2012년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 및 경제심리지수'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가 67로 나타났다. 기업의 경제심리를 나타내는 지수인 BSI는 100을 넘으면 기업 경제심리의 개선을, 100 미만은 경제심리가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67이란 수치는 지난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43개월 만의 최저치란 얘기다. 국내 기업들의 BSI 하락은 지난 6월 82에서 7월 71로 급격히 하락했다. 이후 9월부터는 70벽도 무너져 계속 하락하는 모습이다.

기업의 경제심리가 떨어지면서, 자연스레 IT지출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급속도로 퍼졌다. 삼성전자조차 내년까지 대규모 IT투자를 자제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경기 하락에 서버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기업들이 신규 구매를 줄이면서 지속적인 매출규모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서버업계 관계자들은 “불황도 이런 불황이 없다. IT버블 붕괴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외국계 서버업체 지사, 총판, 채널 파트너 등에서 한결같이 터져나오는 탄식이다.

외국계 서버업체 지사들의 목표실적은 지난해 수립된 것이다. 전년과 당해년도를 기준으로 목표를 수립했기 때문에 현 시장상황에서 소화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는 물량 밀어내기를 유도하게 된다. ‘지사-총판-채널’ 순으로 이어지는 재고물량 떠넘기기로 소규모 채널사의 최종 부담만 커지고 있다.

기업경제심리지수를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기업형태별로 보면, 대기업 BSI는 전달보다 2포인트 오른 71을 기록했다. 중소기업은 4포인트 떨어진 63을 기록했다. 중소기업의 BSI가 더 좋지 않다는 건 이들을 주고객층으로 삼았던 중소 IT업체의 사업을 더 힘들게 만든다.

제조업 외 산업군의 BSI는 더욱 좋지 않다. 지난달 비제조업 업황 BSI는 65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2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서버업체의 고객이 제조업보다 비제조업 쪽에 더 많기 때문에 그 연쇄 피해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

서버업체의 한 관계자는 “본사는 목표를 맞추라고 성화고, 총판은 더는 재고를 늘릴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라며 “이러다 여력없는 국내 서버업체 파트너들 다수가 무너질 수 있다”고 위기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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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이 당장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갖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새로운 회계연도를 맞이한 서버업체들은 전세계적인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실적 유지를 해야 하는 입장. 본사의 경우 매출, 순익 상승을 유지하기 위해 각 지사의 실적 목표를 낮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서버업체의 한 관계자는 “본사에서 내려온 새 회계연도의 실적목표가 전년보다 줄기는 커녕 오히려 더 늘었다”라며 “내년 국내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예측도 어려워 어찌 소화해야 할 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