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태블릿-스마트폰 지원기간 '극과 극'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플랫폼 기반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사후지원에 상반된 태도를 보여 기존 '윈도폰' 단말기 사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될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달 개인용으로 출시한 자체 태블릿 '서피스RT' 제품 지원기간을 4년 이상으로 잡았다. 앞서 개인용 윈도 운영체제(OS) 기본 지원기간을 5년씩 잡았던 것에 비해 짧지만 태블릿 시장 경쟁사 애플이나 구글과 그 제조사들의 선례에 비해 '훨씬 길다'는 평가다.

반면 MS가 출시한 윈도폰OS 기반 스마트폰은 이미 경쟁사들보다 훨씬 짧은 수명을 선고 받았다. 기존 윈도폰7과 윈도폰7.5 단말기들이 최근 상용화된 윈도폰8 업데이트를 제공받지 못할 것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미국서 판매한지 반년도 안 돼 '구형폰'으로 전락한 노키아 루미아900이 가장 극단적인 사례다. 루미아900용 윈도폰8 업데이트가 없다는 소식은 지난 6월 MS가 윈도폰8 관련 소식을 부분 공개할 때처음 나왔다.

테리 마이어슨 MS 윈도폰 총괄 부사장은 우리는 윈도폰7.5 사용자 지원에 심사숙고중이라며 윈도폰7.5 사용자들을 위한 업데이트(윈도폰7.8)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당시 MS는 이미 출시된 단말기에 적용할 '윈도폰7.8 업데이트'를 내기로 약속했다. 그로부터 현재까지 5개월이 흘렀지만 MS는 윈도폰7.8에 관해 침묵을 지켰다. 더이상 윈도폰 개발자들을 위한 메시지도 내놓지 않는다. 국내서 KT가 출시한 윈도폰7.5 기반 단말기 '루미아710' 사용자들은 커뮤니티에서 실망과 배신감을 표하고 있다.

경쟁사 애플은 지난 2009년 출시돼 만 3살을 넘긴 아이폰3GS 단말기용 iOS6 업데이트를 지난 9월 배포해 눈길을 끌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통상 1~2년정도 OS 업데이트를 제공한 사례에 견줘도 최근 방치된 윈도폰 업데이트는 사용자들에게 부족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MS도 5개월이란 시간을 허투루 보내진 않았다. 태블릿과 터치스크린에 초점을 맞춘 주요 신제품과 차기 플랫폼을 소개하느라 바빴다. 다만 '윈도폰'과도 충분히 연결될만한 활용 시나리오를 애써 감추려는 기색이 짙었다.

MS는 지난달 하순 PC와 태블릿을 모두 겨냥한 윈도8과 윈도RT를 출시했다. 자체 태블릿 서피스 프로와 서피스RT도 공개했다. 회사는 또 지난 10월말 윈도폰8을 정식 공개했다. 이를 탑재한 '루미아810' 단말기가 이미 팔리는 중이다.

제조사들도 일제히 새 윈도 태블릿과 컨버터블노트북, 울트라북 판매에 돌입했다. 해외서는 몇 남지 않은 윈도폰 제조사들이 각자 윈도폰8을 탑재한 새 단말기도 소개했다.

이달 중순부터는 윈도8과 궁합을 맞춘 오피스2013 버전도 소개됐다. 그런데 윈도폰7.5를 선보일 때 클라우드에 기반해 기존 윈도와 오피스2010의 연계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던 회사가 이제는 경쟁사 모바일 플랫폼도 폭넓게 지원한다는 점을 더 부각시켰다.

MS가 이대로 윈도폰7.5 이전 단말기들을 묻어버리려는 것일까. 꼭 그렇진 않은 듯하다. 몇몇 외신들은 몇주 안에 윈도폰7.8 업데이트가 일부 지역에서 이뤄질 것이란 소식을 전했다. 그 출처는 익명의 '중국MS 부사장' 발언이다.

보도에 따르면 MS는 업계가 내년초로 예상해온 윈도폰7.8 업데이트 공개를 중국에서 향후 몇주 안에 진행할 방침이다. 노키아, 삼성, HTC, 화웨이 등이 다음달로 예고한 윈도폰8 단말기 출시에 맞춰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해당 업데이트가 어느 시점에 얼마나 윈도폰8에 가까운 기능을 품고 나올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MS는 윈도폰8 정식판을 공개한 이후에도 윈도폰7.8 업데이트가 그 기능을 어느 수준까지 구현해줄 것인지조차 모두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에 출시되는 윈도폰8 단말기들은 음성인식같은 현지 맞춤형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