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주도…삼성 반도체 제패 가능성은?

일반입력 :2012/11/27 13:56    수정: 2012/11/27 14:18

송주영 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세계제패 시점이 서서히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모바일혁명이 영원할 것 같았던 반도체 황제 인텔의 아성을 서서히 붕괴시키고 있다. 세계1위의 하락 조짐은 2위업체인 삼성에게 기회일 수 밖에 없다.

모바일단말기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성장은 그대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거센 모바일의 바람은 PC를 주력으로 하던 인텔을 성장을 가로막는 역풍이기도 하다. 인텔은 x86계열 칩을 고집하다가 ARM아키텍처라는 강력한 역풍을 만나 고전중이다. 반면 이 바람은 통신칩 팹리스업체 퀄컴같은 통신칩 업체에게 강력한 뒷바람으로 작용했다. 이 바람은 2년 전 세계 반도체 서열 10위였던 퀄컴을 지난해 7위로, 그리고 올해에는 4위로 끌어올릴 정도의 막강한 파워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기반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전성시대 도래, D램과 낸드의 뚜렷한 과점체제에 따른 삼성전자반도체 사업부의 약진이 꼭 10년 전 세계 반도체 2위에 등극한 삼성전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폴 오텔리니 인텔 CEO의 전격 발표를 바탕으로 새삼 삼성전자의 인텔 따라잡기, 즉 삼성의 반도체 시장 제패가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반도체 시장의 순위를 보면 그야말로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다. 지난 2002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은 처음으로 세계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10년동안 여전히 인텔 턱밑에만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이제 모바일혁명은 드디어 삼성이 힘을 못쓰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시장에서 엑시노스칩을 기반으로 힘을 모아주면서 인텔을 따라잡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해 주었다.

지난 1993년 처음으로 반도체 업계 1위를 한 뒤 20년째 1위인 인텔과 삼성의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이 반도체 총괄을 하기 이전 황창규 전 반도체 사장시절 인텔에 대한 도전의지를 밝힌 적이 있다.

삼성은 이미 2005년 세계 반도체 시장 1위를 결의한 바 있다. 황창규 삼성전자 전 반도체 총괄사장은 “오는 2010년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400억달러 매출로 인텔을 넘어서 1위를 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반도체 시장 제패를 결의한 바 있다.

모바일 혁명과 연계된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오텔리니 인텔 CEO의 사퇴선언은 모바일혁명의 파괴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20년 반도체 권력 인텔을 과연 삼성이 따라잡을 수 있을까?

최근의 세계 반도체 시장 흐름을 볼 때 조짐이 좋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시장에서 D램, 낸드플래시 1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2위 등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PC업계 강자인 인텔은 아직까지 PC업계 강자로만 머물고 있다. 모바일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갈 길은 스마트폰이 처음 나온 지 5년째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대응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나도 멀어 보인다.

지난 5년전 삼성전자 반도체는 인텔 매출의 59% 정도에 머물렀다. 당시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이 201억달러, 인텔이 339억달러였다. 현재도 비슷한 수준으로 양사의 격차는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상황은 5년 전과 다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AP 시장 세계 1위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는 엑시노스 브랜드를 출시하며 모바일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반면 인텔은 지난 2007년 ARM기반 AP칩사업을 마벨에 매각한 후 x86으로 승부했고 이후 지난 2010년 인피니언 무선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다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분위기다. 확실히 단 한등급 차이라고는 하나 1위와 2위간 격차는 점유율에서나 업력에서나 차이가 큰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모바일 혁명은 특히나 삼성전자에게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여진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상황을 보면 내년부터는 D램, 낸드플래시, AP 시장 모두 소수 업체만 살아남아 경쟁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손에 잡았다는 의미다.

■모바일 패러다임 전환, 삼성전자에 기회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는 올해 PC 시장이 11년만에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PC시장 성장률은 3%대로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휴대폰은 10% 이상의 꾸준한 성장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오는 2014년이 되면 모바일용 반도체 시장이 PC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용 반도체 시장은 내년 1천억달러 규모를 돌파해 오는 2016년이면 1천59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PC용 반도체는 내년 1천30억달러, 2016년에는 1천280만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IT 환경의 변화 속에 폴 오텔리니 인텔 CEO는 내년 5월을 끝으로 퇴진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모바일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인텔은 팹리스 업체인 퀄컴에게 시가총액을 추월당하는 굴욕을 맞기도 했다. 퀄컴은 올해 매출 성장률이 30%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양사 격차 아직은...그러나 바람은 삼성쪽

IC인사이츠는 올해 삼성전자와 인텔의 1,2위 간 매출 격차를 190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이 490억달러, 삼성전자 반도체가 300억달러 수준이다. 양사 모두 매출 감소로 인텔은 감소폭이 1%, 삼성전자는 9%로 예측돼 하락세는 삼성전자가 더 크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모바일 AP를 앞세운 시스템반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자랑이다.

IHS아이서플라이는 올해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매출이 26억9천만달러에 달하며 텍사스인스트루먼츠를 제치고 시스템반도체 업계 3위로 껑충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 매출 전망치는 30억달러로 TI 27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는 메모리도 힘을 더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 개선도 전망된다. 삼성전자, 애플이 주도하는 스마트폰에 이어 부품에서는 모바일D램, 낸드플래시, AP까지 모두 쏠림현상으로 가격 하락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모바일 D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정도만이 경쟁하고 있고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 도시바, 마이크론, SK하이닉스 4개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매출의 큰 확대를 전망하기는 어렵지만 메모리 업계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됐다. 전동수 삼성전자 사장은 이같은 시장의 변화를 “예측 가능해졌다”는 말로 표현했다. 남대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모바일 D램 선두업체고 낸드플래시도 스마트폰, 태블릿 등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AP 역시 퀄컴,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성장 가능성은 밝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분야에서는 주요한 반도체에서 모두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인텔은 2분기 출하량 기준 0.3% 점유율로 갈 길이 멀어보인다.

반면 인텔에게 이같은 2위, 4위의 경쟁력은 그야말로 치명적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인피니언 무선사업부 인수 후 AP 시장에 진입해 모토로라, ZTE 등을 아군으로 확보하기는 했으나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반도체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나 2위 삼성전자의 성장성이 더 주목되는 이유다.

지난 2007년 이래 모바일 혁명이 그동안 PC로 CPU칩 황제로 군림하던 인텔에게 최대 위기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지만 이를 간과한 인텔이 때늦게 손쓰고 있지만 한번 돌아간 풍향계를 돌리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단 한번도 이변이 없었던 후계 구도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울트라북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며 “PC 시장의 저성장 기조 속에 울트라북에 대한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트너 보고서는 잇따라 PC시장에서 태블릿이 노트북을 능가할 것이란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삼성과 퀄컴이 각각 엑시노스칩과 드래곤칩 등으로 세를 불려갈 수 있는 탄탄대로가 열린 셈이다.

반면 인텔에게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세계 노트북 시장은 올 4분기를 기점으로 태블릿칩 수요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울트라북용 칩 공급은 물론 맥북용 칩을 공급하고 있는 인텔에게 애플의 최근 동태도 수상하다.

최근 언론 보도는 애플이 인텔에서 조달하던 칩을 직접 설계해 조달할 것이란 보도를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언제 이 시장에서 인텔칩 공급이 중단될지 알 수 없다.

게다가 퀄컴이 AP칩으로 스마폰과 태블릿 칩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갈수록 태산이다.

인텔은 올들어 중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ZTE에 칩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하지만 스마트폰용 저전력 주력칩은 내년중에나 나올 것이란 전망이어서 불안한 또다른 한 해를 넘겨봐야 향후 반도체시장의 패권을 유지할지가 드러날 전망이다.

반면 삼성은 내년에 스마트폰을 4천만대나 팔겠다는 갤럭시3 스마트폰시리즈에 공급하는 것은 물론 갤럭시

노트에도 공급하고 있다. 갤럭시탭용으로도 공급하는 외에 이미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 메이쥬에도 공급하고 있어 엑시노스칩의 저변은 날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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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남대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인텔을 넘어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인텔도 울트라북 이후 CPU 가격을 올리면 매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혁명이 과연 지난 20년간 반도체 패권을 놓지 않아온 인텔을 권좌에서 얼마나 더 유지시킬지, 삼성은 과연 인텔에 근접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