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업체들이 빅데이터 처리 환경에 특화된 x86서버 출시 경쟁에 나섰다. 고성능컴퓨팅(HPC) 환경용이던 제품을 빅데이터 환경을 위한 서버로 변신시키는 모습이다.
하둡과 같은 빅데이터 분석용 시스템은 적은 공간에 많은 CPU자원과 대규모의 데이터 저장공간을 필요로 한다. 기존의 업계 표준 x86서버는 빅데이터 환경을 특정 규모 수준부터 확장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하둡이나 맵리듀스 등의 파일시스템은 기본적인 아키텍처가 내장 디스크에 데이터를 저장하도록 돼 있고, 최소 3개의 복제본을 보유해야 한다.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 시 공유 스토리지를 각 서버 노드에 마운트 시키는 방법으로 용량을 용량 확보할 수도 있다. 단 이 방법은 고가의 외장 스토리지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구축 비용부담을 키우며, 빅데이터 시스템의 투자대비수익률(ROI)을 악화시킨다.
x86서버업체인 HP와 델은 HPC환경을 위해 내놨던 서버를 빅데이터 환경에 특화된 형태로 재설계해 내놓고 있다. HPC가 수많은 서버 클러스터로 구성된다는 특성이 MPP 환경을 전제로 한 빅데이터 애플리케이션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포문은 델이 먼저 열었다. 이어 HP도 같은 콘셉트를 가진 제품을 출시했다. 두 회사의 빅데이터 특화 서버를 소개한다.
■내장 디스크용량 극대화 ‘HP 프로라이언트 SL4500'
최근 외신에 따르면, HP는 지난 15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SC2012 컨퍼런스에서 내장 스토리지 용량 확보에 주안점을 둔 프로라이언트 SL4500을 공개했다.
HP 프로라이언트 SL 시리즈는 CPU와 GPU, 코프로세서 등을 혼합해 사용해 매니코어 환경의 HPC 구축용도로 판매되는 스케일아웃 서버 제품군이다. 2009년 SL6000이 처음 출시됐으며, 이듬해 SL6500이 출시됐다. SL6500은 CPU와 GPU 하이브리드 슈퍼컴퓨터인 일본 도쿄공업대학교의 츠바메 2.0에 사용됐다.
SL6500은 다수의 서버노드에 GPU를 혼합하는 형태지만, 내장 디스크 용량이 부족하다. HP는 SL4500 단일 섀시에 내장 디스크를 최대 60개 장착해 하둡이나 오픈스택 워크로드 구성 시 가격대비 최적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했다. HP는 아파치 하둡 외에 클라우데라, 호튼웍스 등의 하둡 배포판에 높은 성능을 기록할 뿐 아니라, 몽고DB, 카우치베이스 등에 유용한 제품이라 소개했다.
하둡 같은 빅데이터 애플리케이션은 기본적인 데이터 저장을 내장 스토리지에 하도록 돼 있다. 오픈스택 오브젝트 스토리지도 내부의 대용량 저장공간을 요구한다.
HP SL4500 섀시는 아르고스란 코드명으로 개발됐다. 값싼 스토리지 디스크와 인텔 제온, AMD 옵테론 2소켓 프로세서를 사용해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업무에서 와트당 성능과 가격당 성능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섀시는 서버 노드외에 4.3U(7.5인치) 크기로 2~3개의 스토리지 트레이를 내장한다. 표준랙에 9개 섀시를 장착할 수 있다. HP는 50% 적은 공간을 차지하고, 61%의 적은 전력을 소모하며, 31%의 비용을 절감하며, 케이블 비용의 63%를 줄여준다고 강조했다.
HP는 5PB 규모의 하둡 시스템을 구성할 경우 델 파워에지 서버와 디스크 공간 구성에 약 300만달러가 필요하지만, SL4500을 이용할 경우 200만달러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L4500의 서버 노드는 사용하는 프로세서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뉜다. 인텔 제온 E5-2400 프로세서를 탑재한 SL 4540 Gen8모델과 AMD 옵테론 4200 프로세서를 탑재한 SL4545 G7 등이다.
두 모델 모두 16개의 메모리 슬롯을 갖고 있어, 16GB DDR3 메모리 스틱을 사용하면 192GB의 시스템메모리를 구성할 수 있다. 노드들은 운영체제 구동을 위한 두개의 핫스와프 2.5인치 SATA 디스크를 갖는다. HDD 대신 플래시 드라이브를 탑재할 수도 있다. 한 개의 PCI익스프레스 확장 슬롯엔, 스마트어레이 B120i RAID 디스크 컨트롤러를 통합했다.
네트워크 모듈은 2개의 기가비트 이더넷 포트나 1개의 10기가비트 이더넷 컨트롤러로 만들어졌다. 전원은 5개의 듀얼팬 모듈을 장착한다. 전원공급장치는 각각 750~1천200와트의 전력을 공급한다.
HP는 스토리지 공간에 최대 240TB까지 확장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단일 랙에 구성할 경우 최대 2.16페타바이트(PB)까지 확장할 수 있다. 현재 출시된 제품은 3TB SATA 디스크로 180TB까지 지원하며, 내년 4TB SATA 디스크를 지원하게 된다.
섀시는 최대 3노드까지 확장할 수 있다. 현재는 1노드 확장 제품까지만 제공되며, 2, 3노드 제품은 내년부터 구매가능하다. 1노드 제품의 리스트프라이스는 대당 7천643달러다.
HP는 이 제품을 오픈스택, MS 익스체인지 서버, 하둡 등에 각각 최적화된 추천 구성을 제공한다. 하둡의 경우 3개의 서버 노드에 노드당 15개의 2TB SATA 스토리지를 장착해 노드당 100만 IOPS 성능, 전체 135TB 저장공간을 확보하는 것을 추천했다.
이밖에 스마트어레이, 스마트캐시 등의 데이터 접근속도 향상을 위한 기능과 서버의 전력 소비를 자동 감지하는 인사이트 온라인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빅데이터 처리속도 초점, 델 파워에지 C8000
HP 프로라이언트 SL시리즈와 유사한 콘셉트를 갖는 제품은 델의 파워에지 C시리즈다. 델은 지난 9월 4U 크기의 섀시에 CPU, GPU, 코프로세서, 스토리지 등을 장착하는 파워에지 C8000을 출시했다.
파워에지 C8000도 작은 공간에 많은 CPU코어를 탑재하고, GPU와 코프로세서로 연산처리속도를 높이면서, 스토리지 용량을 쉽게 대규모로 확장할 수 있게 한다는 개념으로 설계됐다. 모듈 형태로 CPU를 탑재하는 C8220 슬레드와, GPU/코프로세서를 담은 C8220X 슬레드, 스토리지 선반인 C8000XD로 이뤄진다.
4U 단일 섀시에 싱글 와이드 슬레드 8개 또는 더블 와이드 슬레드 4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컴퓨팅 슬레드 1개는 프로세서, 메모리,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베이스보드 관리 컨트롤러, 로컬 하드 드라이브 스토리지를 모두 포함하는 표준 서버 1대에 해당한다.
저장용량의 확장을 위한 파워에지C8000XD 스토리지 슬레드는 40U 랙 공간에 최대 1.4배 더 많은 로컬 스토리지를 장착할 수 있다. 스토리지 노드는 SATA, SAS, SSD를 혼합해 4U 섀시에 4개의 슬레드를 탑재해 144TB까지 확장할 수 있다. 40U 크기 표준랙에 1.4PB까지 스토리지를 집적 가능하다.
델은 HP 프로라이언트 SL6500과 SL250 Gen8, 480TB HDD를 사용할 때보다 1.37배 많은 스토리지 용량을 갖는다고 비교했다.
C8000의 CPU는 인텔 제온 E5-2600 프로세서다. GPU는 엔비디아 테슬라 M2090을 탑재한다.
파워에지 C8000은 HP 프로라이언트 SL4500에 비해 스토리지 용량 집적도가 낮다. 반면, 탑재되는 인텔 CPU의 성능이 HP보다 더 높다는 장점을 갖는다.
SL4500에 탑재되는 제온 E5-2400과 파워에지C8000에 탑재되는 E5-2600은 2소켓 제품인 점은 동일하다. 단, E5-2400의 경우 퀵패스인터커넥트(QPI) 레인이 1개뿐이다. E5-2600은 2개의 QPI 레인을 갖는다. 소켓과 소켓 사이를 오가는 IO 통로가 더 많아 대용량 데이터를 한번에 처리할 때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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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5-2400은 PCI익스프레스3.0 레인도 24개지만, E5-2600은 40개다. 메모리 채널도 2400이 3개인데 비해, 2600은 4개다. 델은 HP 프로라이언트 DL380P Gen8 2대를 이용할 때보다 3배의 성능, 4배의 집적도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HPC, 하둡, 호스팅 환경 등과 같은 유연한 스토리지 확장을 요구하는 워크로드에 이상적이라고 델은 설명했다. 파워에지 C8000은 TACC의 슈퍼컴퓨터인 스탬페드에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