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파산 위기에 몰린 일본 전자업체 샤프에 올해 2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선수금 지원을 통해 샤프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 애플 제품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전문 블로그 아심코의 호레이스 데듀는 애플의 연간 자본지출 규모를 분석한 결과 애플이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납품하는 샤프에 20억달러(한화 약 2조2천억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애플의 올해 회계연도 연간사업보고서 상에 자본지출 규모는 103억달러(한화 약 11조2천억원)로 전년도 예상치인 80억달러보다 23억달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투자 규모 증가에 대해 호레이스 데듀는 애플이 유동성 위기에 놓인 샤프로부터 안정적으로 패널을 공급받기 위해 선수금 형태로 자금을 지원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종의 예약 주문 형태로 부품 구매를 약속하고 이후 샤프가 패널을 납품하는 식으로 되갚는 형태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에도 이 같은 방식으로 선수금을 지원한 적이 있다.
데듀는 애플이 이런 방식으로 대차대조표 상에 나타나지 않는 형태로 부품구매를 약속하고 대규모 자금을 조성해 샤프를 지원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애플이 샤프에 자금을 지원한 이유는 안정적인 공급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 샤프의 재무상황이 악화되면서 구제금융 신청설까지 불거졌다. 경영상황 악화로 채권단이 경영권을 장악할 경우 애플향 패널을 납품하는 주력공장 운영과 부품 공급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애플 제품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애플의 투자원금 회수도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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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 최대 액정표시장치(LCD) 업체인 샤프는 올해 손실 전망을 두 배 가량 확대하며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샤프는 내년 3월 마감하는 2012 회계연도의 연결 순손실이 사상 최대 수준인 4척500억엔(6조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샤프는 올해 초 타이완 혼하이 정밀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투자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샤프의 실적 악화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