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MMS앱, 알고보니 배터리먹는 하마?

일반입력 :2012/11/06 07:34    수정: 2012/11/06 08:42

KT가 만든 '올레 메시지통'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은 웬만한 고사양 모바일 게임이나 멀티미디어 서비스보다 많은 배터리를 소모한다. 회사가 멀티미디어메시지(MMS) 송수신을 못하는 단말 사용자를 배려해 내놨지만 역효과도 있다.

5일 현재도 KT 이동통신망 가입자가 일부 SK텔레콤 단말기를 쓰면 MMS를 보내지도 받지도 못하는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갤럭시나 옵티머스 시리즈 등 지난 5월 이전 출시된 SK텔레콤 기기를 쓰는 이들에게 해당된다. KT가 이 불편을 완화하려고 앱을 선보였지만 개선점이 필요해 보인다.

■KT가 SKT 기기용 앱 만든 이유

그 근본 원인은 국제표준을 따르는 KT가 SK텔레콤의 자체MMS 전송방식을 지원하지 못해서다. 자유로운 통신사와 단말기 선택을 제한해 정부가 단말기 자급제와 알뜰폰 요금제를 추진하는데 뜻밖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문제를 외면해왔다.

KT가 지난 9월7일 구글플레이에 올린 올레메시지통은 사용자들의 불만을 의식한 결과다. SK텔레콤 단말기에 KT용 유심(USIM)을 꽂고 앱을 내려받아 '인증'을 거치면 안 되던 MMS 송수신이 가능해진다.

앱이 올라온 시점은 지디넷코리아가 와 <갤S2, 젤리빈 업글…'반쪽MMS' 아쉽네>에서 해당 문제를 지적한지 1개월 보름쯤 지나서다. 현재 구글플레이 마켓에서 5천번 이상 내려받은 것으로 기록됐다.

■막상 써보니…'좋다 말았네'

회사측에 따르면 SK텔레콤용 갤럭시S, 갤럭시노트, 베가레이서, 옵티머스, 4종을 주요 지원 단말로 언급하며 KT 가입자가 MMS를 보내고 받을 수 있다. 명시하지 않은 갤럭시S2 등 비교적 신형 단말기에서도 작동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KT는 설명란에 KT에서 출시하지 않은 블랙리스트 단말이나 타 통신사에서 출시한 폰에 KT 유심 장착을 통해 KT고객이 된 이들의 MMS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앱이라며 2012년 5월 이후 SK텔레콤에서 출시된 기기는 앱이 정상동작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설치를 권장하지 않는다고 썼다.

그러나 실제로 앱을 써본 결과 '정상동작'이라 보기 어려운 문제로 개선될 여지가 있었다. 우선 본래 목적인 MMS 송수신기능 가운데 수신이 불완전했다. 사용자가 MMS 수신 알림을 직접 확인해야 내용을 볼 수 있는데 너무 느리거나 내용을 누락시키는 치명적 문제였다. 앱은 단문메시지(SMS)도 가리지 않고 받아버려 불편했다. 사용자가 의도치 않게 비정상적으로 배터리를 소모하는 현상도 일으켰다. 또 SK텔레콤 기기의 OS를 KT용으로 교체할 경우 아예 쓸 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보이는 것은 지난 9월 26일 새로 올라온 올레 메시지통 1.0.1 버전이다. 이는 현재 내려받을 수 있는 최신판이다. 그 3주전 나온 초기 버전이 같은 문제를 보였는지, 업데이트를 통해 더 문제가 늘어난 것인지, 혹은 그나마 나아진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뭐라도 한 KT가 '수수방관' SKT보다 낫다?

KT 앱에 문제가 많더라도 일단 그 존재는 회사가 일부 사용자의 불편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다. 공식 지원 단말기 종류를 늘리고 KT OS에서도 구동되게 하며 비정상적 배터리 소모 현상이나 MMS와 SMS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현상을 해결한다면 사용자들의 환영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향후 별다른 개선조치가 없을 경우 KT도 단순히 면피용으로 앱 하나 만들고 말 셈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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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이러한 KT의 조치가 SK텔레콤 보다 양호하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MMS 송수신문제를 겪는 사용자들에 대해 기술적으로 배려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해결 가능한 조치를 제도적 이슈 등 문제로 손놓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SK텔레콤 가입자가 KT 기기를 쓸 때 들리는 불만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사실도 한 몫 한다. 불만이 덜한 이유는 SK텔레콤 유심을 쓰더라도 KT기기의 OS를 SK텔레콤 버전으로 바꾸면 MMS 송수신을 쓸 수 있어서다. 여기에 입을 다문 SK텔레콤은 KT 단말기를 쓰는 자사 가입자들에게 이런 음성적 해법을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